테니스 황제도 예외 없다...호주, '백신 미접종' 조코비치 비자 취소

입력
2022.01.06 13:38
수정
2022.01.06 22:3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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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4연패 물 건너갈 듯
호주 총리 "누구도 규정 위에 있지 않다"

노바크 조코비치가 2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카일 에드먼드를 상대로 리턴샷을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노바크 조코비치가 2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카일 에드먼드를 상대로 리턴샷을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참가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주최 측이 그에게 '백신 면제'를 용인하며 출전을 허가했지만 호주 당국이 이를 뒤집고 비자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이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출입국관리소는 입국 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코비치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하고 입국한 그를 공항에서 억류한 뒤 출국을 요구했다. 호주는 모든 입국자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는 반면,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출신인 조코비치는 오는 17~30일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 출전해 대회 4연패에 도전할 참이었다.

이날 멜버른 공항에 도착한 조코비치는 출입국관리소로부터 서류 미비로 비자 발급이 취소됐고, 호주 정부가 지정한 호텔에 억류됐다. 로이터통신은 조코비치 측이 호주 당국의 이같은 결정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며 "호주 연방 법원은 그를 추방시킬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다음 주로 미뤘다"고 전했다.

당초 호주오픈 조직위원회는 이례적으로 조코비치의 '백신 면제'를 승인하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일반인은 백신을 맞아야 하고, 조코비치는 맞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는 비난이 일었으나, 조직위가 허가한 만큼 조코비치의 대회 참가는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조코비치도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며 호주로의 출국 사실을 알렸다.

조직위와 달리 호주 정부는 단호했다. 스콧 모리스 호주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규정은 규정이며, 누구도 규정 위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강력한 국경 관련 규정은 호주의 코로나19 사망률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코비치의 아버지인 스르잔 조코비치는 세르비아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주 당국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코비치가 5시간 동안 억류돼 있다고 밝히며 "이것은 조코비치 혼자만의 싸움이 아닌 자유주의를 수호하는 모두를 위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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