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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안보에 공짜는 없다"… 조기경보·자원재활용으로 총력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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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국가생존을 좌우하는 시대다. 자원 무기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안보의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폭주하는 건 중국이다. ‘첨단산업의 비타민’ 희토류를 움켜쥐었다. 미국은 동맹·우방을 끌어들여 핵심전략물자 조달 압박을 노골화하고 있다. 일본은 ‘식량안보’를 내세워 쌀 자급률을 높이던 경험을 되살리고 있다. 한국의 대응전략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경제 안보 대비에 공짜는 없다."
'비용 효율'과 '공급망 안정', 어느 하나도 포기하기 어려운 게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하지만 국내 자원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에선 위험을 낮추면서 동시에 경제성까지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공급망 교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6일 한국일보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그동안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에 국한돼 있던 '자원안보' 범위를 광물자원 등까지 확대하는 한편, 자원 비축과 대체재 개발, 공급선 다변화, 자원재활용 등 다양한 대비책을 촘촘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관련 정부 연구에 참여 중인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요소수 사태로 경험한 공급망 불안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의 마스크 품귀나 의료기기 교역 장애,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규정한다.
공급망을 다변화하지 않아 의존도가 높아진 사이 위험도 덩달아 높아진 점을 가리킨 것이다. 김 교수는 "요즘 같은 상황에선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부터 불안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비싸게 줘도 필요한 양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공급 불안 품목을 드러내놓고 대비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부도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대책을 대외비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적 경제 안보 구축을 위해서는 광물원료같이 기업이 주로 조달하는 분야에 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할지도 논의가 필요하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예컨대 화물차에 필요한 요소수는 국민 생활과 밀접해 정부가 개입하기 쉬운 반면, 수입량이 많은 철광석은 포스코 등 대기업의 영역"이라며 "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에 대해 아직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조기경보 체계’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재(再)자원화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진수 교수는 "금융 분야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조기경보 체계가 마련됐지만, 핵심광물 등 전략품목에는 여전히 이런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며 "민관이 협력해 국가 차원에서 공급망의 큰 그림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경 교수도 "가령 국제통화기금(IMF)은 한 국가의 경제 불안이 다른 국가로 파급되는 점을 고려하며 국제협력을 중시하지만, 광물 수급을 관장하는 국제기구는 전무한 데다 각국마다 사정이 달라 자국 사정에 적합한 공급망 파악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윤경 교수는 '자원안보기본법'을 마련해 한국적 특성에 맞는 자원안보 수준을 측정, 평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조기경보체제의 하나로 기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자원 재사용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김진수 교수는 "대부분 자원은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재사용을 위한 비용이 신규 사용 비용보다 높아 그동안 환경보호를 위한 수단 정도로만 인식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국지적 전쟁이 발발하는 등 예상 밖의 사건으로 가격이 급상승하면 재활용이 훨씬 경제적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기업이 자원재활용을 일정 부분 의무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과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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