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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즉생' 윤석열, 38시간 장고 끝에 "모두 제 탓... 회초리 달게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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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 해산'은 그야말로 사즉생의 결정이었다. 5일 선대위 해산을 선언하며 그가 던지는 첫 마디가 그의 운명이 '사는 길'로 갈지, '죽는 길'로 갈지를 가를 터였다.
윤 후보의 메시지는 그러나 평이했다. "모두 제 탓"이라며 사과하고 "정권 교체라는 국민의 명령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하는 데 그쳤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대대적 변신을 약속했으나, 어떻게 변신할지, 변신해서 무엇을 할지는 물음표로 남았다. 새로운 내용은 "대선후보 정책 토론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 2030세대를 선거의 중심에 놓겠다"는 것 정도였다.
윤 후보는 이날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재개하면서 "제게 시간을 좀 주시라"고 했다. '새로운 윤석열의 시간'을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윤 후보는 3일 김종인 전 총괄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선대위 개편을 선언한 직후 모습을 감추었다. 5일 38시간 만에 서울 여의도 당사에 나타난 그의 표정은 담담했다. 200자 원고지 4장 분량의 짧은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기자들 질문에 성의껏 답변하는 태도를 취했다. 30분간 서서 25개의 질문을 받았다. 예민한 질문에도 침착한 어투를 유지했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이 김 전 총괄위원장이나 이준석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집중되면서 윤 후보의 얘기를 충분히 풀어놓진 못했다.
윤 후보가 가장 강조한 것은 '청년층 지지 복원'이었다. 윤 후보의 공정 브랜드에 열광한 2030세대 남성은 지난해 말까지 그의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최근 들어 이탈하고 있다. 특히 30대의 변심이 빠르다. 윤 후보는 "청년세대, 그중에서도 30대가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를 균형 있게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2030세대에게 실망을 준 행보를 깊이 반성한다"고도 했다.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 장모 최모씨의 비리 의혹을 비롯한 도덕성 논란은 윤 후보의 아킬레스건이다. 윤 후보는 "제 가족 관련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의 회초리와 비판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다만 "아내가 재작년 '조국 사태' 이후 집중 수사를 받으면서 심신이 지쳐 있고, 어떤 면에서는 요양도 필요한 상태"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씨의 등판 시점과 방식에 대해 "정치적 운동보다는 봉사활동이라든지 조용히 할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 신인인 윤 후보는 정책 토론을 반기지 않았다.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법정 토론 3회만 소화하겠다는 게 윤 후보 측 기류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토론 공세에 "중범죄 혐의가 확정적인 후보의 물타기 공세"라고 일축하는 등 토론을 피하는 모습은 윤 후보의 콘텐츠 부족 논란을 부채질했다.
이에 윤 후보는 5일 "상대 후보의 신상과 관련된 의혹, 공인으로서의 정책과 공약을 검증하는데 3회의 법정 토론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라며 "실무진에게 법정 토론 외 (추가 토론 준비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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