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오미크론 증상 가벼워… 확진자 높지만 사망률 저조"

입력
2022.01.05 09:05
수정
2022.01.0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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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무드 사고관리팀장 언론 브리핑
"오미크론, 다른 변이와 달리 상기도 감염"

4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한 어린이가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보고타=AFP 연합뉴스

4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한 어린이가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보고타=AF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증상이 이전 변이보다는 비교적 가볍다는 증거가 많다고 밝혔다. 확진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확진과 사망 간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도 확인했다. 새 우세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 등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달리 덜 치명적인 부위에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압디 마하무드 WHO 사고관리팀장은 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 폐렴을 야기하는 다른 변이와 달리, ‘상기도(upper respiratory tract)’를 감염시킨다는 내용의 연구들이 점점 더 많이 보인다”고 밝혔다. 상기도는 비강, 인두, 후두 등을 지칭하는데 이곳에 일어나는 감염 질환은 폐, 기관지 등 하기도(lower respiratory tract)에서 발생하는 감염보다 상대적으로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오미크론 변이에 앞서 대유행했던 델타변이 등은 폐 등 하기도를 공격, 심각한 폐렴을 유발했다. 마하무드 팀장은 이를 “좋은 소식”이라고 반기면서도 “추가 연구를 통해 이를 증명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 수가 사상 최다치를 나타내고 있지만 사망자 수가 이전 ‘n차 대유행’ 때보다 많지 않다고도 WHO 측은 밝혔다. 마하무드 팀장은 이를 두고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 사이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의 집계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출현 전 코로나19 유행 정점이었던 작년 1월 중순 주간 평균 일일 확진자 25만여 명, 입원환자 14만2,000명을 나타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주간 평균 일일 확진자 수가 40만 명을 넘어서는데도 입원환자 수는 10만 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인 데 대해서는 이 나라의 젊은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성급한 안심은 금물이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비상대응팀장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이 더 많이 확산해 더 많이 감염시키고 복제될수록, 새 변이 출현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또 확진 건수 급증으로 "더 큰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증상이 비교적 가볍다고 하더라도 확진자의 절대 수가 늘어난다면 중증 환자 수도 필연적으로 증가하면서 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WHO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재강조했다. 마하무드 팀장은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염성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국가에서는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에도 기존 백신 효과가 유지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효과에 의심을 품고 있는 중국산 시노팜ㆍ시노백 백신에도 중증 입원ㆍ사망 예방 효과가 유지된다고 예측하고 있다고 마하무드 팀장은 덧붙였다.

한편 프랑스에서 발견된 새 변이 ‘IHU’가 큰 위협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WHO는 내다 봤다. 마하무드 팀장은 “이 변이(IHU)가 우리 레이더에 포착됐다”며 “해당 변이는 확산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기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했다는 의미다. 프랑스 연구진은 앞서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돌연변이를 46개 보유한 변이 'B.1.640.2(IHU 변이)'가 12명에게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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