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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오미크론 잡으려면 빠른 항원검사로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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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신속항원검사를 확대하는 등 코로나19 검사 체계 변화를 논의 중이다.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는 PCR 검사 특성상 격리 속도가 오미크론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우려에서다. 그러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신속항원검사를 확대하면 오히려 확산을 막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반박이 나온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4일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에 대비해봤을 때 기존 대응 방식으로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거라는 예상이 있다"면서 "검사 체계 변화가 필요하다고 봐,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항원-항체 결합 반응을 이용하는 신속항원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30분 만에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현재 코로나19 검사에 주로 사용되는 PCR 검사는 바이러스 유전자를 증폭시켜 양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민감도(감염자 중 양성을 구분하는 정도)와 특이도(비감염자 중 음성을 구분하는 정도)가 95% 이상으로 높지만 검사에만 최대 6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즉 빠른 오미크론에는 빠른 검사 속도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확성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허가된 전문가용 항원 진단시약 민감도는 84.3~93.15%(특이도 96~100%)다. 실증적 연구에서는 더 낮았다. 서울대가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의 의뢰로 수행한 연구를 보면 국내 제품의 민감도가 17.5%(특이도 100%)라는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체내 바이러스가 일정 수준 이상 도달한 환자에 대한 진단능력이 높지만, 그렇지 않으면 진단능력이 낮다"며 "모든 환자를 진단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PCR 검사를 원칙으로 하되, 신속항원검사를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봤다. 질병청 관계자는 "오미크론이 확산하면 검사량도 증가하기 때문에 제한된 검사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PCR 검사를 기반으로 하되,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 때 PCR 재검사 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속항원검사가 PCR 검사 과부하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2월에 확진자 증가가 예상되는데, 현재처럼 PCR 검사 수요가 많으면 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 "신속항원검사가 보완적으로 사용될 수 있게끔 포지셔닝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반복적인 검사로 정확도를 높인다면 더욱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은 바이러스 양이 많아 PCR 못지않게 양성자를 정확히 잡아낼 수 있고,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검사를 한다면 더욱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바이러스 양이 적은 잠복기에 확진자를 빠르게 선별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홍기호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위음성자가 바이러스를 주위에 퍼트리는 시기를 감수하겠다는 의미"라며 "감염자의 일부를 계속해서 놓치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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