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원로 김형오의 쓴소리… "이준석은 젊은 꼰대" "윤석열 다 바꿔야"

입력
2022.01.04 12:30
수정
2022.01.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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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
"윤석열 준비 안 된 아마추어 정치인, 말수 줄여라"
"이준석은 젊은 꼰대"... 당내 불화 책임론도 제기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020년 2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020년 2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보수 원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잇따른 내홍으로 수렁에 빠진 국민의힘을 향해 작심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전 의장은 자신의 블로그 '새해 국민의힘에 보내는 쓴 약 세봉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고비를 넘기려면 선거의 주역인 세 사람의 살신성인의 자세가 요구된다. 바로 윤석열, 이준석, 김종인"이라며 "선거를 치러본 사람이라면, 또 웬만한 국민이라면 다 느끼는 비상상황인데 당사자들은 그 심각성을 짐짓 모르는 듯하다”며 세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다.

처음 회초리를 맞은 이는 윤석열 후보였다.

김 전 의장은 윤 후보의 현재 모습에 대해 "정치 변화의 주역은커녕 여의도 정치 한복판에 주저앉은 사람으로 비친다"며 "정치를 바꾸겠다면서 구식 문법으로 답한다. 말에 설득력이 없고 진정성이 묻어나오지 않는다"며 "준비 안 된 아마추어 정치인 그대로 서툴고 부족하고 때로는 불안하기까지 하다"고 혹평했다.


"윤석열 준비 안 된 아마추어 정치인... 말수 줄여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쇄신안 후속대책을 논의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쇄신안 후속대책을 논의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특히 윤 후보의 언행이 도마에 올랐다. 김 전 의장은 "크든 작든 말실수가 잇따른다. 상대 후보의 식언(食言)을 실언(失言)으로 상쇄시켜주는 형국"이라며 "수습 태도나 능력 또한 떨어지고, 번번이 타이밍을 놓친다"고 질책했다.

김 전 의장이 파악한 이유는 다섯 가지다.

우선 '선거 전략의 오류'다. "(윤 후보가) 기성 정치인인 이재명과는 확연히 다른 나만의 매력을 부각해야 하는데 더 나은 점을 내세우려다 보니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것. 김 전 의장은 "정책과 기본 방향은 되돌아보고, 어투·행동·인사법도 모두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후보의 '화법'도 문제다. "말은 하는데 메시지가 없다. 말의 절제가 부족하면 실언·허언처럼 들린다" "소리는 거칠고 강하지만 핵심도 강조점도 불분명하다" "여의도 정치 꼰대들이 하는 말처럼 들리니 젊은이들은 물론 중·장년층도 매력을 못 느낀다" 등등 거침없는 비판이 나왔다. 김 전 의장은 윤 후보가 말수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절박함'도 부족하다. 그는 "후보의 간절함이 눈빛과 숨결, 몸짓과 목소리에서 배어 나와야 한다"며 "진정성이 윤석열과 이재명을 가르는 구분점"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윤핵관 문제로 내부 홍역을 치르다 보니 핵관들이 몸을 움츠리는지, 아예 그런 사람이 없는지 알 수는 없다"면서도 "참모 없는 후보는 없다. 후보는 참모를 가리지 않아야 하지만 말은 가려서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준석 짜증나게 하는 젊은 꼰대... 내홍 귀책사유는 당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는 "짜증나게 하는 젊은 꼰대"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질책 수위를 높였다.

김 전 의장은 '이준석은 젊은이를 대표하고 있는가'라는 글에서 "대표직을 가진 채 잠적·잠행하고 돌출 행동하며 자기 뜻을 관철하는 행태를 보고는 적잖이 실망했다. 기성 정치인 뺨치는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연말 김종인 위원장과의 만남은 빈손이었고, 연초 현충원에서 윤석열 후보와의 인사는 썰렁했다. 정권을 찾아오겠다는 제일야당 후보, 선대위원장, 당대표의 모습이며, 당의 현주소"라며 이 대표의 그간의 행보를 짚은 김 전 의장은 "벌써 몇 차례인가. 당대표의 일탈 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그러면서 "이준석은 자기 생각에 아니다 싶으면 참지 못한다. 직책·나이·관례를 따지지 않는다. 어른들 눈에는 '삐지는' 거지만 그에겐 중대 사유에 대한 최소한의 저항"이라며 "선거 기간 내내 중대 사유는 생기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이준석 변수가 어떻게 돌출할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김 전 의장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 요인인 "당내 불협화음이고, 귀책사유는 대표인 이준석에게 있다"며 '이준석 책임론'을 제기했다.

"당을 추스르고 화합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활기차게 움직여야 할 책임이 당대표에게 있지 않은가" "권한을 가장 크게 가진 사람이 불만을 쏟아낸다. 선대위 활동에는 발을 빼면서 대표직은 유지·행사하겠다고 한다. 낯이 참 두껍다"면서다.

그러면서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왜 청와대·정부·여당·선관위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는가. 상대 후보와 정책에 대해서는 왜 공격의 칼날을 겨누지 않는가"라며 "대표가 '내부 고발' 하는 정당이 어찌 온전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김 전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국민의 여망인 정권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 책임의 90%는 이준석 대표와 선대위 주요 관계자에게 있고 더는 후보에게 덮어씌우지 마라"고 경고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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