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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어게인' 무산에... 문 대통령 '종전선언' 언급 안 했다

입력
2022.01.03 15:54
수정
2022.01.03 16: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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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계기로 종전선언 가능성 낮자
"지속 가능한 평화 제도화 노력" 에둘러 표현
"현재의 평화, 우리가 주도한 것 잊어선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3일 2022년 신년사에서 "아직 미완의 상태인 평화를 지속 가능한 평화로 제도화하는 노력을 임기 끝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속 가능한 평화의 제도화'라는 표현으로 종전선언 의지를 에둘러 밝혔지만,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 및 북미 경색 상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장기화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금은 남과 북의 의지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며 "다시 대화하고 협력한다면 국제사회도 호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관계에서 우리 정부 임기 동안 쉽지 않은 길을 헤쳐 왔다"며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먼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최근 문 대통령의 연설의 주요 소재였던 종전선언이 빠진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북한의 무반응과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으로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종전선언의 계기로 삼으려는 청와대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베이징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한 계기로 삼기를 희망했지만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참가나 자연재해 대응 협력 등의 새로운 대북 제안도 없었다. 대신 문 대통령은 "정부는 기회가 된다면 마지막까지 남북관계 정상화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정부 출범 당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속에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평화의 길을 만들어나갔다"며 "우리가 주도해 나간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에 의해 지금 평화가 지탱되어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대외적인 환경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제자리걸음이지만, 그간의 성과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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