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20대 적대시하나"…김민전 '이대남' 발언 논란에 하태경 이어 이준석도 가세

입력
2022.01.03 08:00
수정
2022.01.03 10:27
구독

김민전 선대위원장 '술 먹는 이대남' 발언 논란
하태경의 비판에 "군대 안 다녀와 모른다" 비꼬아
이준석, 김민전 겨냥 "20대 적대시하려는 거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종합지원총괄본부장, 김종인 위원장,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종합지원총괄본부장, 김종인 위원장,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 뉴스1

김민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술 먹는 이대남' 발언 논란에 하태경 의원에 이어 이준석 대표까지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두 사람은 2030 남성들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YTN 라디오에서 "남학생들은 군대 가기 전이라고 술 마시고 학점 안 나오고 군대 다녀오고 나서는 적응하다가 학점 안 나오고"라고 언급해 2030 남성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김 위원장의 전체 발언 맥락은 이랬다.

"학생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남녀 갈등이라고 하는 게 '20대에게 기회가 너무 없다'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거든요. 20대에 너무 기회가 없다 보니까 '결국 남자가 먼저냐, 여자가 먼저냐' 이런 갈등들이 발생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저희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학생들이 별로 안 나와도, 대학 졸업하면 좋은 곳에 다 취업들 하셨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그야말로 취업의 문이 너무 좁고요. 남학생들은 군대 가기 전이라고 해서 술 마시고 학점 안 나오고, 군대 다녀오고 나서는 적응하는데 학점 안 나오고. 이 사이에 여학생들은 학점이 잘 나오는데 남학생들은 너무 안 나오는 게 아니냐, 이게 남학생들의 불만, 이대남 불만의 큰 원인이었거든요."


김민전 '이대남 술 많이 먹어' 발언 뭇매...하태경 "사과하라"

지난해 11월 25일 저녁 서울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총회'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하태경 의원 등이 행사를 마친 뒤 관악구 신림동 순대타운을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5일 저녁 서울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총회'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하태경 의원 등이 행사를 마친 뒤 관악구 신림동 순대타운을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젠더갈등의 본질이 청년 일자리 등 '기회 부족'으로부터 비롯한다는 현실을 전하는 취지였지만 '이대남이 술을 먹어 학점이 안 나온다'는 발언은 당장 '이대남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청년 취업난을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20대 남성들 개인 탓으로 단순화시켜 책임을 떠넘기는 발언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당장 하태경 의원은 "윤 후보의 청년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데 이런 분들의 경솔한 발언이 기름을 붓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며, 김 위원장의 사과와 선대위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2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하 의원 저격에 나섰다. "하나의 가설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던 하 의원이 군대가기 전 남학생들이 술을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꼬면서다.


이준석까지 가세 "20대를 그냥 적대시하려는 건가" 비판

2018년 1월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 청년 일자리센터에서 청년들이 취업 준비를 위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1월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 청년 일자리센터에서 청년들이 취업 준비를 위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저희 학생들도 그렇고, 제 아들도 그렇고 군대 가기 전엔 참 (술을) 많이들 마시더라"며 "어쨌든, 20대 아들과 딸을 둔 엄마로서, 학교에서 여학생과 남학생을 모두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저는 20대의 일자리 부족에 분노한다. 또 그들이 그 좁은 기회의 창을 통과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적었다. 이어 "일자리 부족을 우려하는 저에게 '이대남' 무시라고 몰아가는 하 의원이야말로 어떤 정치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 글을 공유하며 "아이고"라고 탄식의 한마디를 남겼고, 뒤이어 이준석 대표가 가세했다.

이 대표는 "20대 남자는 술 퍼먹어서 학점이 안 나온다고. 세대포위론이 싫으면 대체할 전략을 수립하랬더니, 이제 20대를 그냥 적대시하려고 하는구나"라며 김 위원장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기어코 이 와중에 부정선거까지 장착하려는가"라고도 꼬집었다. 김 위원장이 2020년 4·15 총선 재검표를 주장하고 나선 점을 비판한 것이다.

강윤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