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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2022년 신냉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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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제정세는 우크라이나에서 출발한다. 러시아와 서방 간 일촉즉발의 긴장이 어느 방향으로 터지느냐에 따라 올해 전체의 윤곽을 가늠해볼 수 있다. 유럽에서 과거 미소 냉전을 연상케 하는 대립구도가 등장했다. 냉전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소외됐던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명분으로 강대국 복귀 ‘군불 때기’를 거의 끝낸 분위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고, 미국·서방이 맞서 전쟁이 발발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미중 패권경쟁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대치하는 중국으로선 유럽전선 출현으로 미국 측 힘을 뺄 수 있다. 미국 역시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추락한 권위나 트럼프 때 방치한 유럽의 동맹약화 부분을 복구할 기회를 쥘 수 있다.
미중 간 본격승부는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가시화할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적 보이콧’(정부사절 없이 선수들만 참가)이 반중 전선을 다지고 넓히는 효과를 거둘지는 우방들의 참여 규모로 판가름 나겠지만, 중국의 인권상황을 문제 삼아 보이콧을 공식화한 후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가을에 들어서면 바이든과 시진핑은 정치운명을 가를 내부 통과의례를 맞게 된다.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와 11월 미국 상·하원 중간선거다. 바이든은 의회권력을 공화당에 내줄 경우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하지만, 시진핑은 적어도 단기적으론 권력기반이 탄탄하다. 당 총서기 3연임이 확정되면 5년간의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궁극적으로 종신집권 상태에서 1976년 사망한 마오쩌둥의 길을 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에게 닥칠 위기는 경제문제도 있겠지만, 화약냄새가 진동하는 동·남중국해가 거슬린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일 간 국지전이 벌어지는 경우다. 중국이 쉽게 이긴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해군력에서 오랜 노하우가 쌓인 일본의 뒤엔 미군이 있다. 만약 인민해방군이 일본 해상자위대와 비기거나, 적지 않은 희생을 치른다면 국내 여론이 어떻게 돌변할까. 아마 중국은 정권이 무너질 것이다. 일본을 이기지 못하거나 중국 병사의 피해가 만만치 않게 발생하는 그림은 중국인민으로선 용납하기 힘든 가정이다.
대만에서 군사충돌이 일어날 경우엔 한국도 떠밀려 들어갈 위험성이 걸려 있다. 시진핑 ‘황제등극’을 준비하는 중국은 대만 침공과 관련해 민족주의 정서를 더 자극할 것이다. 그렇다고 대만을 포기할 경우 미국으로선 대중 견제를 위한 민주주의 가치연대를 뿌리부터 허무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에 합의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강조돼 대만 방어를 위한 전초기지가 돼선 곤란하다.
한국이 버티는 길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대표국으로서 가치에 대한 측면을 강조하면서도 거리를 두며 국익의 공간을 유지할 묘안이 절실하다. 후에 몇 곱절의 대가를 되받을 수도 있다. 한반도 통일 국면을 대비한다면 중국에 잘못된 시그널로 읽힐 위험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지만, 경향과 패턴은 되풀이된다”고 설파했다. 신냉전이 진화할수록 한반도 역시 시험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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