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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뭐길래" 가진 자, 못 가진 자, 포기한 자의 지난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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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은 어느 누구에게도 ‘해피엔딩’이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집값 폭등에 무주택자는 착실히 돈을 모아 집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이 꺾여 분노하고, 유주택자는 높아진 세금 부담에 불만이다. 임대사업자는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정부 말만 믿고 등록했다가 점점 축소되는 혜택에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2018년 결혼한 무주택 30대 신혼부부 A씨는 "결혼 후 서울 전셋집에 살면서 청약으로 새 아파트에 사는 그림을 그렸지만 워낙 경쟁률이 높아 기대를 접었다"며 "집을 사려고 해도 워낙 뛰었고 대출도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시기에 집을 사 결혼한 친구들은 집값이 많이 올랐더라. 나도 그때 샀더라면 어땠을까 후회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린 1주택 30대 B씨는 처음 집을 샀을 때보다 현재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전혀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전용면적 59㎡에 세 식구가 살기에는 좁아 넓은 집으로 갈아타기를 하고 싶어도 '국민평형'인 84㎡는 집값이 더 뛰어 꼼짝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 대출이나 양도세, 취득세 등 세금도 부담스럽다. B씨는 "집값이 안 오른 데가 없어 거주 이전의 자유가 막힌 기분”이라고 아쉬워했다.
서울 송파구에서만 한평생을 지낸 1주택 60대 은퇴자 C씨는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게 영 달갑지 않다.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는 2006년 입주 때부터 줄곧 살아왔던 곳인데다가, 자녀가 모두 결혼해 부부 둘이서 오붓하게 보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 떠날 생각이 없다. C씨는 "장기보유와 노령가구 혜택을 받는다 해도 보유세 부담이 매년 늘고 있다"며 "집값이 떨어져도 좋으니 안정만 시켰으면 좋겠는데, 지금 정부 정책은 왜 반대로만 가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동작구와 강북구에 각각 아파트 한 채를 보유했던 70대 D씨는 조여오는 세부담에 2020년 12월 강북구 아파트를 자녀에게 증여했다. 동작구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강북구 아파트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세를 주고 있었지만 보유세 압박에 증여를 택했다. D씨는 "다주택자가 임대차시장에서 공급의 한 축을 맡는 긍정적인 역할도 있지만 지금 정부는 투기꾼으로 낙인 찍고 규제를 강화했다"며 "중과된 양도세를 낼 바에는 증여가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20년째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60대 E씨는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집 한 채를 지난해 6월 급하게 팔았다.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주택은 6개월 내에 팔아야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겠다는 여당의 방침에 서둘러 팔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손바닥 뒤집듯 태세 전환을 했다. E씨는 "천천히 팔아도 되는 것을 오락가락 정책 때문에 급하게 팔아 손해를 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다음 정부는 임대사업자를 투기꾼으로 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우리도 집값이 오르는 건 정말 반갑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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