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최고 12%포인트까지 앞서는 등 지지율 역전이 뚜렷하다. 이 후보는 KBS·MBC·SBS·CBS·OBS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를 벗어나 7.3~12%포인트 앞섰고 한국일보·세계일보 여론조사는 4.6~5.6%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였다. 조선일보 조사에서만 1%포인트 차 접전이었다. 지지율이 요동치며 후보들은 “나부터 바꾸겠다”(윤석열) “오직 민생”(이재명)이라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국민 삶에 중요한 정책 경쟁을 통해 승부를 내기 바란다.
상대 후보를 존중하지 않고 가족 검증, 색깔론, 무분별한 의혹 제기 등으로 일관하던 혼탁한 대선은 달라져야 마땅하다. 윤 후보는 1일 선대위 회의에서 예정에 없던 큰절을 하고 “새해부터 국민의 삶이 행복해지는 비전과 공약을 보여 드리겠다”고 한 데 이어 2일 디지털플랫폼 정부 공약을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시에서 “주사이론” “같잖다” 운운하던 것과 딴판이다. 이 후보는 1일 “우리가 잘해서 오른 게 아니다”라며 자세를 낮췄고 “오직 국민, 오직 민생이라는 각오로 경제 회복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2일 월세 공제 혜택 확대 공약을 발표했고 4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비전 경쟁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변화가 이어져 투표일까지 대선이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윤 후보는 토론 거부 입장을 철회하고 자기 입장과 비전을 밝혀야 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직접 메시지 관리를 하겠다”고 했지만 단순한 메시지 문제가 아니다. 이 후보는 정책 발표에 앞장섰다고는 하지만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인지 아닌지 혼선을 야기한 적이 많다.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해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막장 선거'가 계속되고 국민 간 적대감이 고조된다면 대선 이후 정상적인 국정 운영은 어렵다는 것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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