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첫 게임정책 인터뷰에 하태경 "후보 패싱" 발끈한 까닭은

입력
2022.01.02 15:10
수정
2022.01.02 16:07
구독

윤석열, 게임전문매체 '인벤'과 서면 인터뷰 진행
"게임을 질병코드 등재하는 것 찬성" 지적 나와
하태경 의원 "후보도 모르는 인터뷰 나갔다" 발끈
윤석열 뒤늦게 "게임은 질병이 아닙니다" 입장 밝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 정책공약을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 정책공약을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게임 전문 매체와 진행한 게임 정책 인터뷰가 네티즌은 물론 당 안팎에서도 '게이머 정서와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윤 후보는 1일 공개된 게임 전문 매체 '인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최초로 게임 정책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윤 후보는 게임산업에 대해서는 긍정적 인식을 보이면서도 ▲확률형 아이템 문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부여 문제 등에 있어서는 게이머들의 주류 의견과 반대되는 입장을 보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벤의 인터뷰를 보면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놓고 윤 후보는 "게임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요인으로 수익성 추구는 기업의 입장에서 당연하다는 점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영업비밀 공개 의무화 등의 강력한 규제도 무조건 능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문제에서 윤 후보는 "게임은 사용자들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흥과 규제를 적절히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며 "게임질병에 관한 개념이 보편적으로 마련된다면 건강보험기준 정비나 게임이용장애 예방교육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이용자들은 이런 주장이 확률공개 의무화 규제에 반대하고 게임의 질병코드화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은 출연한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 ▲선대위에 "반게임 인사"를 포함했다는 점 등을 다시 꺼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같은 쟁점에 대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게임의 질병코드 등재에 대해선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상헌 "개정안 제대로 봤나" 하태경 "후보도 패싱한 인터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해 11월 19일 대전에서 게임 행사 홍보를 위해 프로게이머들과 게임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하고 있는 모습. 대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해 11월 19일 대전에서 게임 행사 홍보를 위해 프로게이머들과 게임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하고 있는 모습. 대전=뉴스1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해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을 추진하고 있는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실상 (게임) 질병코드 등재에 찬성한다고 하셨는데 결국 게임을 '그 정도 수준의 놀이거리'로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문제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가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는 논리는 지난해 2월 이용자들의 트럭시위 사태 당시 게임산업협회의 대표적인 주장이기도 했다"며 업계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윤 후보가 게임법 개정안을 "게임의 사행성과 사용자들의 게임중독에 관한 규제"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해당 법안은 ▲이용자가 제기하는 정당한 의견 및 불만 처리 의무화 ▲중소‧인디 게임사업자 지원처럼 산업 진흥과 이용자 보호를 골고루 다루고 있다"며 "법안을 꼼꼼히 보신 건지 질문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과 비슷한 취지의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해당 인터뷰 내용에 반발했다. 그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확률형 아이템은 국회서도 정부 규제 강화로 입장을 모아 놨다"며 "이런 분위기에 반하는 입장을 낸다면 청년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의 게임정책 인터뷰에 대한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과 윤석열 후보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캠프의 게임정책 인터뷰에 대한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과 윤석열 후보 페이스북 캡처



하 의원은 2일에는 이 인터뷰가 윤 후보의 확인조차 받지 않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후보 이름으로 나간 게임 정책 인터뷰는 윤 후보에게 보고도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민의힘 선대위는 당대표뿐만 아니라 후보조차 패싱하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후보도 다급히 진화에 나섰다. 이날 페이스북에 '게임은 질병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기존의 서면 인터뷰와 반대되는 입장을 내놨다. 윤 후보는 "우리 선대위의 젊은 인재들도 학창시절 게임과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게 보내왔다"며 "지나친 사행성이 우려되는 부분 이외에는 게임에 대한 구시대적인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있어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불투명성과 같이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서는, 확률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게이머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기존에 여야가 합의한 확률공개 의무화 규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현우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