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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준석 회동 '빈손'… 윤석열 "각자 역할 하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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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극적 봉합은 없었다. 선거대책위 개편을 둘러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이 해를 넘겨 지속될 전망이다. 31일 이 대표 설득에 나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마저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리면서, 지지율 반등 계기가 절실한 윤 후보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이 대표와 김 총괄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단둘이 만나 1시간 30분가량 오찬을 함께했다. 회동 직후 김 총괄위원장은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를 설득했느냐’는 질문에 “돌아오고 안 돌아오고는 별 의미가 없다”며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대선을 승리로 이끌 책무가 있다.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다만 “내가 보기에 잘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 대표 태도는 단호했다. 그는 “입장 변화는 없고 상황 공유 정도 했다”며 “김 위원장을 자주 뵙기 때문에 특별히 제안한 것도 없다”고 밝혔다. "선대위를 포함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변화가 필요하다”면서도 선대위 쇄신이 자신의 복귀 조건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와 따로 만날 계획에 대해서도 “없다”고 일축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대치가 길어지는 건 선대위 방향에 대한 근본적 견해차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선대위 해체'에 버금가는 대대적 쇄신만이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문제 등 난맥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3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그는 지금의 선대위를 ‘매머드’에 빗대면서 “매머드는 틀렸다. 말을 뽑아오든 ‘개 썰매’를 끌고 오든 다른 것을 타고 다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 생각은 다르다. “대선을 두 달 남겨놓고 선대위를 쇄신하라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라는 대단히 악의적인 공세”라며 날을 세운다. 김 총괄위원장도 31일 선대위 인적 쇄신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이야기는 이제 더 안 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조직을 크게 흔들기보다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준석 리스크'를 안은 채 새해를 맞게 된 윤 후보 측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줄줄이 나오면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에게 무작정 손을 내밀자니 명분이 별로 없다. 윤 후보의 리더십 문제도 걸린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전향적인 태도로 공간을 열어줘야 후보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 다시 합류하지 않은 채 당대표 역할만 하고, 윤 후보는 이를 존중하는 형태로 선거를 치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종의 '장기 휴전'이다. 윤 후보는 31일 “대선후보인 저와 당대표인 이 대표가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내면 얼마든 시너지를 갖고 선거 캠페인을 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는 이것을 갈등이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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