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1월 6일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가수 김광석 사망

입력
2022.01.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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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월 6일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 대중적 인기
통기타 메고 대학로 소극장 1000회 공연

편집자주

한국일보 DB 속 그날의 이야기. 1954년 6월 9일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일보 신문과 자료 사진을 통해 '과거의 오늘'을 돌아봅니다.


고 김광석씨의 생전 모습. CJ E&M 제공

고 김광석씨의 생전 모습. CJ E&M 제공

1996년 1월 6일 가수 김광석이 세상을 등진다. 흥겨운 하모니카와 통기타 연주 속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이라며, "흔들리고 넘어져도 이 세상 속에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있는 한 나는 마시고 노래하리"(한동헌 작사 작곡, 김광석 노래 '나의 노래'. 1992년 발매)라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수많은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의 죽음을 비롯해 당시 잇단 연예인의 죽음으로 팬들의 추종자살(베르테르증후군)을 염려하는 현상도 있었다.

1996년 1월 7일 자 한국일보 지면

1996년 1월 7일 자 한국일보 지면

당시 김광석은 '서른 즈음에', '거리에서', '이등병의 편지',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사랑했지만' 등 서정성이 풍부한 노래로 10대부터 중년층까지 폭넓은 인기를 누려왔다.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1,000번 째 소극장 공연을 기록하는 등 음악에 대한 열정도 가득했다. 경찰은 김씨가 유학 문제로 1년 전부터 부인과 갈등이 심했고 평소 조울증 증세를 보였다는 주변의 말에 따라 신병을 비관한 죽음으로 봤다.

1996년 말 그가 남긴 유작 녹음과 그리워하는 친구들의 노래가 실린 앨범 '가객 - 부치지 않은 편지'가 발매됐다. 세상을 떠나기 전 김광석은 백창우와 함께 '노래로 만나는 시'라는 음반을 준비 중이었다. 1995년 가을 정호승 시인의 시에 백창우가 곡을 붙인 '부치지 않은 편지'와 백창우 작사·작곡의 '어머니'라는 두 곡을 녹음했다. 그런데 이 중 '어머니'는 워낙 상태가 안 좋아 지워버리고, '부치지 않은 편지'만 보관됐다.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작사, 백창우 작곡, 김광석 노래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 꽃잎처럼 흘러 흘러 /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 산을 입에 물고 나는 / 눈물의 작은 새여 / 뒤돌아보지 말고 / 그대 잘 가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 꽃잎처럼 흘러 흘러 /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 산을 입에 물고 나는 / 눈물의 작은 새여 / 뒤돌아보지 말고 / 그대 잘 가라 / 그대 잘 가라 / 그대 잘 가라

1996년 1월 6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 고 김광석씨의 빈소. 1996.1.6.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6년 1월 6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 고 김광석씨의 빈소. 1996.1.6.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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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기자
자료조사= 김지오 DB콘텐츠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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