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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려면 '디지털 민첩성'을 길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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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30년 전의 일이었다면 인류는 지금과는 판이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세계관광기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전 세계 국가 간 여행 빈도가 약 4배 늘었다고 한다. 즉, 1990년대 초반이었다면 사람의 이동으로 인한 전염병 전파 속도는 조금 느렸을 것 같다. 한편 90년대는 현재의 4G/5G 통신 시대가 제공하는 화상회의, 재택근무, 학교와 대학의 온라인 강의는 꿈도 꾸지 못한 시대였다. 온라인 쇼핑과 앱 배달 서비스도 불가능했기에, 소비자는 물론 중소사업자들의 어려움은 더 컸을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2년의 교훈은 준비된 자에게 최대 위기는 곧 최고의 기회라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였다. 그 준비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연결성'의 준비였다. 디지털 정부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비했던 국가, 디지털 마켓에서 소비자와 잘 연결되어 있는 기업, 혁신적 온라인 학습을 일찍 실험한 학교와 대학이 팬데믹 시대의 강자로 등장함은 당연하다. 팬데믹 이후의 미래사회에도 인류는 수없이 많은 대규모 혼란과 위기에 당면할 것이다. 여기에서도 누가 어떤 준비를 했는가에 따라 승자가 결정될 것이다.
미국의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시스코(CISCO)가 전 세계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 2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는 '디지털 민첩성(digital agility)'이 미래사회 조직의 필수 생존 요건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직의 디지털 민첩성의 핵심 요건으로 첫째, 사용자 경험에 대한 공감 능력과 대응 방안 모색의 통찰력, 둘째, 네트워크의 안정적 운영 능력, 셋째, 정보와 지식의 보안과 공정한, 혹은 윤리적인 통제 시스템 운영 능력을 꼽았다. 즉,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대한 '숙련도'와 아울러, 스마트하면서도 도덕적인 '리더십'이 미래 조직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인류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를 매우 집약적으로 경험했다. 조직은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개발에 대한 소중한 영감을 얻었다. 시민과 소비자 욕구 변화에 대한 이해, 확장되는 글로벌 시장에의 도전, 온라인 마케팅과 물류유통 전략의 실행에 모두 디지털 민첩성은 필수적이다.
한편 지난 2년간의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의 미래사회와 조직이 당면할 문제들을 직접 경험하게 됐다. 극한 상황에서의 보건의료 기술과 제도, 에너지와 환경 및 기후 변화에의 대응,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과 불황에의 대처는 국가가 직접 당면한 문제들이다. 또한 기업과 대학은 디지털 프라이버시, 지식 재산권, 효율적 조직관리와 의사결정,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의 과업과 학습 수행, 오프라인 공간의 재편성 등 다양한 문제들과 마주쳤다. 모두 디지털 민첩성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정부와 기업이 독점하는 정보와 지식의 오용 혹은 악용이 불러올 재앙에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새로이 만드는 인간의 조건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관점에서의 숙의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과학자, 개발자와 함께 인문학과 사회과학 전공자들이 함께 모인 다학제적 포럼을 통해 해결해 가야 할 과제다. 세부 전공영역을 넘어서는 열린 마음과 거침없는 토의로 함께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
인류가 당면한 가파른 산길은 분명히 힘든 길이지만, 좋은 등산 장비와 충분한 워밍업으로 준비하면 의외로 매우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이 될 수 있다. 2022년 첫 주 아침을 열며, 코로나 2년의 경험이 인류에게 주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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