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공수처 사찰 단정 이르다"면서도 답답하다 쓴소리한 까닭

입력
2021.12.31 14:30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수처에 문제가 없다고 하기도
정치 탄압·사찰이라 하기도 어려워"
'공수처장 사퇴하고 구속수사 받아야'
윤석열엔 "지지율 위한 정치공세 아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야당 국회의원과 언론인 등에 대한 통신 사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의사 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의원 84명 및 윤석열 후보 부부를 통신조회한 사실에 대해 국민의힘 측이 '사찰'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측은 "사찰이라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맞섰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일방적으로 (공수처의 수사가)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기도 어렵고, 일방적으로 무조건 정치 사찰이며 정치 탄압이라고 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어떤 수사를 하고 수사 과정에서 어떤 필요에 의해 (통신조회)했는지가 나와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전날 김진욱 공수처장은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같은 맥락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대해 "맞을 수도 있고 수사 과정에 따라 아닐 수도 있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전 의원은 앞서 같은 프로그램에서 '통신조회로는 고발장이 오고 간 지난해 4월 정황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또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 당시 통신 조회의 총량보다는 사건당 통신조회 수를 봐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윤 후보 재직 때는 282만 건의 통신조회를 했는데 왜 공수처만 비판하나'는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양쪽 다 논리적으로 엄격하지 않다"고 했다. 전 의원의 반박엔 일리가 있으나, 검찰 또한 특정사건에 통신조회가 몰렸는지 아닌지 여부는 알 수 없다는 얘기다.



"결론 내리지 않는 공수처... 저도 답답"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박 의원은 "공수처가 만약 권한을 남용해서 무언가를 했다면 문제이고, 그에 대해서는 저희도 두둔할 마음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공수처의 이성윤 고검장 관용차 에스코트'를 보도한 TV조선 기자에 대한 통신 조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박 의원은 동시에 공수처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수사 결론을 좀처럼 내리지 않으니 '사찰'이라는 외부 공세에 어떠한 대응도 못한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특히 이른바 '판사 사찰' 건을 언급하며 "법원이 판결을 통해 윤 후보가 지시했고, 불법한 사찰이 맞다고 했는데도 그것조차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윤 후보에 대해선 서면조사만 한 차례 했다더라"며 답답해 했다.



국민의힘 향해 "20대 국회 때는 '자유롭게 수사해야 된다'더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1일 오전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상월원각 대조사 탄신 110주년 봉축 법회에서 합장하고 있다. 단양=연합뉴스

박 의원은 윤 후보의 공수처장 사퇴와 구속수사 주장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어떤 시스템인지 잘 알고 있는데도 (판사 사찰 등에 대한) 인정이나 반성 없이 상대방을 향한 공세만 퍼붓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자신이 20대 국회 때 관련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 반대로 무산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측은 자유로운 수사를 이유로 반대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또 국민의힘의 공세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지지율이 떨어지다 보니 피해자라는 것을 부각시키려 하는 것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무분별한 수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자료를 요청할 때 수사기관이 법원의 통제를 받든지, 아니면 통신사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야당이 말을 바꾸거나 20대 때처럼 반대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제도 개선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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