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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공수처, 미친 사람들"... 지지율 하락에 '보수 전사'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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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입’이 부쩍 거칠어졌다. 29일 경북지역 선거대책위 발대식에서 ‘분노의 연설’을 쏟아 낸 윤 후보는 이튿날 대구 방문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문재인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지지율 하락 추세가 확인되자 정권심판에 앞장서는 ‘보수 전사’ 이미지로 지지층부터 단속해 반등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윤 후보는 30일 대구시당 연단에 올라 25분 연설 내내 정부ㆍ여당을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무차별적 통신조회를 언급하며 “저와 제 처, 제 처 친구들, 누이동생까지 통신사찰을 했다.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니냐”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의원들 단체대화방까지 털었는데, 다 해먹은 것” “김진욱 공수처장을 당장 구속수사해야 한다” 등 발언 수위는 상당히 셌다.
이 후보를 향해서도 공세 강도를 끌어올렸다. 윤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재차 “확정적 중범죄”로 규정한 뒤 “이런 중범죄로 얻은 돈을 대통령 만드는 데 쓰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의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선 “시시각각 변하는 변색, 변신술이 국민을 짜증나게 한다”고 했고,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은 “지역마다 표를 얻기 위해 던지는 어음정치, 부도어음”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전날 “이런 후보와 국민이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되겠나. 정말 같잖다”고 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간 잦은 실언 논란을 의식해 언행에 신중하던 윤 후보가 독해진 건 위기감 때문이다. 배우자 ‘허위이력’ 의혹과 당 내홍 등 겹겹이 악재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해진 것이다. 이날 발표된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기관 4곳의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윤 후보 지지율은 28%로, 이 후보(39%)보다 11%포인트나 낮게 나타났다. 12월 둘째 주 첫 ‘데드크로스’ 이후 윤 후보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더니 어느새 차이가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다.
그래서 내놓은 해법이 반(反)문재인 전략이다. ‘문재인 빼고 전부 다’ 바꾸는 정권심판론으로 보수 표심을 자극, 집토끼 이탈부터 막겠다는 게 윤 후보의 생각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지율 비상 상황에 대응하려면 공직시절 절대권력에 저항했던 ‘윤석열다움’을 부각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구ㆍ경북(TK) 방문에 맞춰 터져 나온 공수처발 통신자료 조회 논란은 좋은 빌미가 됐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야당 대선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 집권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썼다.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 차라리 서서 죽겠다”는 결기도 내보였다.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우려하는 쪽은 먼저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걱정한다. 무엇보다 정책과 국정비전 등 ‘미래’는 없고, 정권심판이란 ‘과거’에만 매달려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이미 끝난 정권에 대해 이야기해봐야 의미가 없다. 다음 대통령이 됐을 때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지에 전략을 맞춰야 한다”며 반문 중심 선거전략에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전국지표조사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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