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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안전조치 개편, 최신 장비 도입… 경찰 ‘현장대응 강화안’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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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스토킹 피해자 등에게 제공하던 신변보호조치의 제도명을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로 바꾸고 위험도별로 보호 수준을 구분해 운용한다. 해당 제도가 실제와 달리 '밀착 경호'로 오인되는 상황을 막고 피해자의 안전수칙 준수 필요성도 강조한다는 취지인데, 범죄 피해자 보호 임무를 당사자에게 전가하는 모양새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사건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기존 테이저건보다 성능을 향상한 '한국형 전자충격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경찰 현장대응력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과 '서울 중구 스토킹 살인'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 부실대응 논란에 대응하고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논의해온 결과다.
경찰 신변보호 시스템은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로 명칭을 변경하고 피해자 위험 등급을 3단계(보통·높음·매우높음)로 구분해 대응한다. '보통' 등급에선 112 시스템 등록과 맞춤 순찰을 제공하고, '높음'에선 스마트워치를 지급한다. '매우높음' 등급이라면 안전숙소 10일 이상 제공과 거주지 이전 등을 지원한다.
진교훈 경찰청 차장은 제도 명칭 변경 이유로 "신변보호 신청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신변 보호라는 용어는 밀착 경호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호조치보다 안전조치가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며 "피해자도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능동적 의미인 '안전'을 부각했다"고 말했다.
전·현 연인 등을 상대로 한 '관계성 폭력'이 많은 스토킹에 대해선 가해자 접근 차단과 피해자 보호조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반복신고 사건은 3중 점검 체계를 만들고 신고 이력을 살펴 대응한다.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스마트워치는 현행 3,700대에서 내년 1만 대로 늘린다.
경찰관 현장교육도 강화한다. 신임 경찰의 중앙경찰학교 교육과정을 4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 체포술 등 현장대응훈련(312→572시간)과 경찰정신교육(69→89시간)을 강화한다. 훈련 과정도 개편해 테이저건 실사격 훈련을 정례화하고 물리력 전문교관을 양성한다.
또 한국형 전자충격기를 개발해 내년 상반기에 시범 운영한다. 새 전자충격기는 기존 테이저건보다 가볍고 3연발이 가능해 제압력이 향상됐다. 아울러 전자충격 다단봉·장봉·장갑과 근거리 제압장치(제압끈 발사기) 개발도 서두르기로 했다.
이번 대책을 두고 경찰 안팎에선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경찰이 적극적인 현장대응을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 역설해온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해당법 개정안에는 경찰관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불가피한 물리력을 행사했을 때 형사책임을 경감하거나 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은 지난달 29일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고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시민단체 등이 공권력 남용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해 처리가 불투명하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이 현장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실행력을 뒷받침해주는 법안이 꼭 필요하다"며 "내년 1월 법사위에서 관련 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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