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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이기는 발상의 전환...
'쇼케이스' 기반 골프웨어 플랫폼 '베이비 드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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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실내, 단체운동의 수요가 급감하고 반대로 야외 스포츠나 개인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골프웨어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에 입문하는 MZ세대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겨냥한 신진 브랜드들도 크게 늘어났다. 대기업들도 속속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상생을 목표로 하는 소상공인 기업도 있다. 베이비드로우는 국내 신진 골프웨어 브랜드를 쇼케이스(유리 진열장)라는 방식으로 소개한다.
-골프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희는 세 명이서 시작했어요. 대학교 선후배 사이인데, 동문 골프모임이 활성화되어있거든요. 같이 골프를 치면서 이 사업을 구상했어요. 각자 본업이 있는 상태였지만 골프에 대한 열정은 같았어요. 세 사람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하게 된 거죠.
-최근 국내 골프웨어 시장에 젊은 층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맞습니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골프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어요. 젊은 골프인구의 유입도 크게 늘어났고요. 저희도 2030 세대를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습니다. 나이대가 좀 있는 기존 골프인구들은 이미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는 경향도 크고 멋 내는 것보단 골프를 치는 것 자체에 더 관심이 높아요. 그래서 유행에 민감하고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2030을 타깃으로 신진 골프웨어 브랜드를 소개하는 콘셉트를 택했고, '쇼케이스' 방식으로 소개하기로 했죠.
-쇼케이스는 어떻게 나온 아이디어인가.
저희가 이 사업을 시작할 때 무신사가 골프 플랫폼을 출시했거든요. 대기업들이 골프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걸 보면서 이 사업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고민했어요. 그래도 골프에 대한 열정이 크다 보니 우선 해보자고 팀원들과 의기투합했어요. 어떤 점을 차별점으로 잡으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골프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서 그곳을 공략하기로 했고, 그렇게 '골프 연습장 안에 쇼케이스를 설치해 제품들을 전시해보자'는 사업 아이디어를 갖게 됐어요. 자본이 부족하다 보니 대규모 오프라인 편집 매장은 운영하기 어려웠는데, 최소한의 인력과 비용으로 브랜드 노출은 최대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장소는 어떻게 섭외했나.
단순히 골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라 쇼핑도 함께 이루어지는 공간을 찾아다녔어요. 그래서 강남권 위주로 찾다가 프리미엄 실내 골프 연습장 ‘레인지엑스(rangex)’를 알게 됐어요. 저희 의도에 맞게 골프에 관심이 있고 골프웨어에도 관심이 많은 고객이 모이는 곳이더라고요. 이후 업무제휴를 통해 쇼케이스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판매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현장 판매는 하지 않고 QR코드를 통해 베이비드로우 사이트에서 온라인 구매로 유도하는 식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장 판매를 하지 않는 이유는.
재고 문제가 크죠. 현장에 쌓아두고 판매하기엔 생산된 제품의 수량 자체가 많지가 않아요. 현장에서 안 팔리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시즌오프 상품이 되고 브랜드들 입장에서는 손해거든요.
-입점 브랜드들의 반응은 어떤가.
대부분 긍정적입니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브랜드를 노출시켜주니까요. 고객들도 못 보던 새로운 브랜드다 보니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사이트에서 구매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브랜드 메모해놨다가 나중에 브랜드 자사몰에서 구매하시는 경우도 많아요.
-신진 브랜드들도 대부분 소상공인일 것 같다.
맞습니다. 대형 플랫폼들과 달리 신진 브랜드만 파트너사로 지정하는 이유도 저희는 동반성장, 상생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에요. 신진 브랜드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이 오프라인 진열인데 그 부분을 해결하고자 했어요. 백화점 같은 곳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면 수수료 부담도 크지만 인력 투입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죠. 대형 브랜드가 아니기에 재고 부담을 지고 오프라인 판매를 하기에도 어렵고 전시장을 채울 상품의 수도 부족해서 사실상 신진 브랜드들은 참여를 못한다고 보면 됩니다. 반면 베이비드로우의 쇼케이스는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데에 목적성이 있어요.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입어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진열 부분도 해결되고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좋아요.
-파트너사 모집 과정은 어땠나.
험난했죠. 혼자였다면 못했을 거예요. 웹사이트 개발을 외주로 맡기고 나서 오픈까지 3개월 이상 소요 됐거든요. 아직 홈페이지도 안 만들어진 상황인데 영업을 다녀야 했으니 설득이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진심은 통한다고 저희가 추구하는 동반성장, 상생이라는 키워드에 공감하는 브랜드들과 입점 계약을 할 수 있었어요. 감사한 일이죠.
-기존 골프웨어와 다른 콘셉트가 있다면 어떤 브랜드가 있나.
저희 파트너사 신진 브랜드 중 라피유로라는 곳은 일상복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베이식한 아이템들이 많아요. 그래서 골프웨어긴 하지만 멀티 스포츠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죠. 여성복만 다루고 있는데 색깔이 다양하고 품질이 좋아서 쇼케이스에서 호응이 좋아요. 또 '45g 골프'는 저희 독점 브랜드인데요. 골프공이 45그램이라서 브랜드명을 그렇게 정했다고 해요. 기존 평범한 골프웨어와 차별점을 둔 펑키한 콘셉트가 재밌어요. 대표님께서 원래 원단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서 색감이나 텍스쳐가 독특한 원단을 사용하시기도 해요. 자체적으로 골프 관련 용품을 귀엽게 캐릭터 화한 디자인을 사용해서 인기가 좋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쇼케이스 장소를 섭외하던 때의 일이에요. 경기권에 위치한 야외 골프장부터 스크린골프장까지 약속도 잡지 않고 무작정 갔어요. 무턱대고 가서 관련부서 담당자를 소개해달라고 했죠. 그러니까 잡상인 취급을 하더라고요. 고객 입장에서 골프장을 방문해봤지, 그렇게 거절당하고 하니까 서러웠습니다. 허탕치고 돌아오는 일도 많았고요. 제가 좌절하고 있을 때 팀원들이 많이 격려해줬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베이비드로우와 입점 브랜드의 팬층을 두텁게 만드는 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우선 오프라인으로는 쇼케이스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내년까지 3군데 더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는 베이비드로우 웹사이트의 트래픽을 늘리고 파트너사도 50개 정도 입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아직 자세하게 말씀 못 드리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MZ 세대의 골프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이 나아진다면 대학교 골프 연합이나 20대 골프 커뮤니티 친구들과 함께 온 · 오프라인 골프 이벤트도 진행해볼 계획입니다. 여력이 된다면 MZ세대에 맞는 골프에 관한 재미있는 콘텐츠도 제작해보려고 해요. 이런 시도들이 쌓여 결국 젊은 층의 골프에 대한 관심과 유입을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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