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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치료, 전이성 대장암 항암 약물 치료 효과 극대화

입력
2021.12.2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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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암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방사선 치료가 전이ㆍ재발성 대장암을 치료하는 항암 약물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이성 대장암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변이 유전자만 차단하는 표적 치료와 항암 약물 치료다. 약물 치료 중 일부 환자에서는 전체 병변 중 소수에서만 내성이 생기는 혼합 반응(mixed response)을 보인다.

이 경우 항암제를 변경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기존 항암제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사용 가능한 약제도 줄어드는 한계가 있다.

장지석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와 금웅섭ㆍ변화경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이 소수 진행성 대장암 환자의 정밀 방사선 치료를 통해 항암 약물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2011~2020년 정밀 방사선 치료를 받은 소수 진행성 전이성 대장암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항암 치료 유지 기간 및 생존율을 비교·분석했다.

전이성 대장암으로 연세암병원에서 전신 약물 치료를 받은 4,157명의 치료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정밀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 소수 진행성 환자군은 내성 발생 의심 시점 기준 평균 9.5개월 동안 추가적으로 기존 약물 치료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해당 환자군의 31명(32%)은 기존 약물을 1년 이상 유지했다. 전체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평균 항암 약물 치료 유지 기간이 평균 5개월인 것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기간이다.

정밀 방사선 치료를 받은 소수 진행성 환자군 생존율도 높아졌다. 전체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2년 생존율은 64%였던 반면, 전체 병변 중 일부만 방사선 치료를 받은 소수 진행성 대장암 환자의 2년 생존율은 95%였다.

장지석 교수는 “이전에는 전이성 대장암에서 다수 병변이 약물 치료에 반응하더라도 소수 병변이 약물 치료에 내성이 생겨 커지면 기존 약물을 중단하고 다음 약물 치료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정밀 방사선 치료로 문제를 일으키는 소수 병변만 선택적으로 치료한다면 부작용이 더 늘어나지 않고 약물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어 전이성 대장암의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다만 소수 진행성 전이암은 극히 일부에 해당하고 치료 결정은 여러 임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무분별한 적용은 지양해야 한다”며 “추가 검증을 위한 임상 연구도 필요하므로 아직까지는 반드시 다학제 진료를 통해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클리니컬 콜로렉탈 캔서(Clinical Colorectal Cancer)’에 최근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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