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탈한 '20대 남성' 표심 안철수로... '이준석 딜레마'

입력
2021.12.29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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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 윤석열 하락한 만큼 안철수 상승
'이남자 이탈' 경고음에 급히 청년 일정 마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남자(20대 남자)'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일 페미니스트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의 깜짝 영입에 이은 21일 이준석 대표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 사퇴에 따른 이탈로 보인다. 이에 따른 반사이익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누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9~2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8~29세 남성 응답자의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39.0%로, 전주(12~17일 조사) 대비 7.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대 남성 지지율도 38.1%로 전주 대비 4.5%포인트 하락했다. 윤 후보는 같은 기간 해당 조사에서 남녀를 불문한 20대(18~29세)와 30대 지지율이 각각 4.2%포인트, 0.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안 후보의 지지율은 18~29세 남성에서 7.5%에서 13.2%로, 30대 남성에서 4.8%에서 6.8%로 각각 5.7%포인트, 2%포인트 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8~29세 남성과 30대 남성에서 각각 1.2%포인트, 4.7%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가 TBS 의뢰로 24,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의 20대(18~29세) 지지율은 25.2%로, 전주(17, 18일 조사) 대비 12.5%포인트 급감했다. 20대에서의 하락폭은 전 세대 통틀어 가장 컸다. 반면 안 후보는 같은 기간 20대에서 5.1%에서 16.4%로 11.3%포인트 급등했고, 이 후보는 3.6%포인트 하락했다. 안 후보가 윤 후보의 하락폭을 그대로 흡수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소속 중앙대학생위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동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영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소속 중앙대학생위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동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영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20대 남성의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한 이유는 '신지예 영입' 논란에 따른 부작용으로 해석된다. 20일 국민의힘이 신 전 대표를 새시대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한 후로 당 안팎의 비판이 비등했다. 탈원전 중단, 강성노조 타파, 퀴어축제 반대 등 국민의힘 당론들이 '강성 페미니즘'을 표방했던 신 부위원장이 비판해온 가치들이란 점에서다. 이에 반발해 사퇴한 여명 전 선대위 청년본부장은 2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지예라는 개인의 한 표를 얻은 대신 당은 2030세대와 중도층의 많은 표를 잃었다"며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에 이어 신 부위원장의 영입은 우리가 페미니즘에 치우친 정당이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 남성들의 대변자'로 인식돼 온 이 대표가 윤 후보와의 갈등으로 선대위를 박차고 나간 것도 공교롭게 신 부위원장 영입 다음날이었다. 이 대표는 선대위 사퇴 이후에도 윤 후보를 겨냥해 "30대 장관을 많이 만든다는 분이 30대 당대표와 소통이 안 된다"고 비판하며 여전히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안철수(가운데)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강남구 IT 스타트업 회사에서 1일 인턴사원 근무 체험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가운데)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강남구 IT 스타트업 회사에서 1일 인턴사원 근무 체험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가 삐끗하는 사이 20대 남성들은 안 후보를 대안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정치 입문 당시 '새정치'를 내세우며 청년들의 멘토를 자처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제대 장병에게 사회진출지원금(1,000만 원) 지급을 약속하는 등 청년 표심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윤 후보는 28일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주최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예정에 없던 '하나된 국민 모두에게 듣겠습니다'라는 간담회를 급히 마련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신 부위원장 영입에 반대하는 청년들을 만나 "진정한 양성 평등은 공정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20대 남성 이탈을 의식한 일정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장재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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