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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압박에 또 백기?... 정부, '쌀 매입' 입장 180도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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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쌀 20만 톤에 대한 시장격리(정부 매입)를 전격 결정하자, 그 배경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여당의 강한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격리에 미온적이던 정부 입장이 뚜렷한 환경 변화 없이 불과 10여 일 만에 180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농가 소득 보전을 이유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선제적인 쌀 매입 조치를 정부에 요구해 왔다.
28일 당정은 국회에서 쌀값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내년 1월 쌀 20만 톤에 대한 시장격리 조치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초과 생산량 27만 톤 중 나머지 7만 톤에 대해선 추후 시장 상황을 보고 매입 시기를 결정한다. 이 후보가 여러 차례 요구한 쌀 27만 톤의 시장격리 조치를 당정이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쌀 시장격리는 쌀이 수요량의 3% 이상 초과 생산되거나 수확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5%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가 쌀을 구매하는 조치다. 시장 공급량을 줄여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안이다.
올해 쌀 생산은 지난해보다 10.7% 증가한 387만2,000톤으로, 쌀값은 지난 10월 5일 5만6,803원(20㎏ 기준)에서 이달 25일 5만1,254원으로 9.7% 떨어졌다. 시장격리 조치 요건은 일단 충족한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값 하락 폭이 점차 확대돼 시장에 안정화 신호를 줄 필요가 있어 시장격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이 10일 단위로 내놓는 산지 쌀값 동향을 보면 지난 5일 쌀값은 10일 전보다 0.8% 떨어졌으나, 이달 15일과 25일에는 각각 –1.4%, -1.1%로 하락 폭이 커졌다.
그러나 정부는 불과 10여 일 전까지만 해도 시장격리 조치 시행에 미온적인 입장이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달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쌀 시장격리를 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한 건 사실이지만, 일부 지역에선 쌀값이 오르는 등 여러 상황을 살펴서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때도 이미 쌀값이 8.8%(10월 5일 대비) 떨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하락 폭이 확대돼 시장격리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는 정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부의 쌀 시장격리 조치가 소비자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7일 기준 쌀 도매 가격은 20kg당 5만2,450원으로 지난 5년간 쌀 평균 가격보다 16.2% 높다.
이 후보는 이날 당정 결정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1월 24일과 12월 14일, 선제적 시장격리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며 당정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이 후보가 시장격리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히며 후보 제안을 당정이 수용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뒤늦게 하면서, 이 후보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 후보의 하명에 정부가 동원된 노골적인 '이재명 띄우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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