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싸우던 이준석, 이번엔 초선들과 '외로운 싸움'

입력
2021.12.28 19: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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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표냐" "차라리 사퇴를"...
초선들 쓴소리에 난상 토론 제안했다 취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집안싸움이 자꾸 커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선후보와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자,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이준석 사퇴론'이 튀어나왔다. 이 대표는 "이런 게 민주주의"라며 정면돌파를 예고했지만, 그를 감싸는 우군은 많지 않다.

이준석 찾아가 쓴소리 한 초선들

이 대표는 28일 오전 자신의 국회 집무실을 찾은 초선 김승수·정경희·최승재 의원을 대면했다. 의원들은 이 대표가 윤 후보와의 갈등을 생중계하며 당 내홍을 부추기는 데 대한 불만을 전달했다. 일부 초선들이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것까지 가감없이 알렸다.

이 대표는 위축되지 않았다. '초선 의원들과의 무제한 토론'을 제안했다. 자신의 장기인 '토론'을 통해 비판 여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이었다. 이 대표는 "저는 관대하고, 이런 게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며 "당의 행보를 놓고 건설적 토론하는 좋은 문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초선들과도 각 세우는 이준석

이 대표의 토론 예고에 윤 후보 선거대책위는 발칵 뒤집혔다. 토론에서 윤 후보 리더십이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윤 후보가 "비공개 쓴소리와 공개적으로 할 이야기를 가려달라"며 당내 인사들에게 입단속을 요구한 터였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는 민심 잡기에 정신이 없는데 이 대표는 왜 자꾸 싸우려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초선들은 토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당내 분란을 노출시키는 모양새가 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토론 무산으로 갈등은 더 곪게 됐다. 윤 후보와 가까운 초선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영남지역 초선은 "이 대표가 윤 후보를 궁지로 몰아 정권교체 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지금처럼 싸울 거라면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게 낫다"고 했다.

이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초선들도 '포용 없는 리더십'을 아쉬워한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대선 승리를 바란다는 진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여당 대표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고 했다. 수도권 지역 초선은 "윤 후보가 쓴소리를 듣지 않는다고 비판하던 이 대표도 말로 상대를 누르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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