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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4세대로 갈아타면 보험료 반값이라는데… 왜 쳐다도 안 볼까?

입력
2021.12.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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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4세대 전환시 보험료 인하 주문할 듯
사실상 무상 의료 누리는 1, 2세대 가입자
보장 범위 작은 4세대 상품 가치 뒤처져

금융위원회는 연내에 내년도 실손보험 인상 폭을 업계에 제시하면서, 내년 상반기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할 경우 1년 동안 보험료를 절반으로 깎아 주는 조치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 적자 폭과 적자 주 원인인 백내장 지급 보험금은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연내에 내년도 실손보험 인상 폭을 업계에 제시하면서, 내년 상반기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할 경우 1년 동안 보험료를 절반으로 깎아 주는 조치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 적자 폭과 적자 주 원인인 백내장 지급 보험금은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7월 출시한 실손보험 4세대로 갈아타는 1~3세대 가입자에 보험료를 깎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보험사가 보험료 수입보다 보험금 지급액이 많아 남는 게 없는 1~3세대 가입자를 최대한 줄여 실손보험 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대책인데요.

정작 3,500만 명에 이르는 1~3세대 가입자 중 정부 뜻대로 4세대를 선택하는 경우는 희박할 전망입니다. 1~3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나, 의료비용을 폭넓게 보장받을 수 있어 4세대 전환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각 보험사에 내년도 1~3세대 실손보험료를 9~16% 올려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사실상 보험료 인상 폭을 지정한 것입니다. 이에 더해 내년 상반기에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바꾸면 1년 동안 보험료를 절반으로 내릴 것도 주문했습니다.

4세대 전환시 적용될 '반값 보험료'는 실손보험 만성 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입니다. 올해 실손보험 손해는 역대 최대인 3조6,000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손해보험사 기준 지난 9월 말 131.0%에 달합니다. 보험사가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31원을 지급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품별 손해율은 △1세대(2009년 9월까지 판매) 140.7%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 128.6% △3세대 112.1%(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로 모두 실손보험 적자를 키우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 7월 출시한 4세대 손해율은 40.3%에 불과합니다. 4세대를 보험료가 비싸지만 자기부담금이 적은 1, 2세대와 정반대로 설계한 영향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연내에 내년도 실손보험 인상 폭을 업계에 제시하면서, 내년 상반기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할 경우 1년 동안 보험료를 절반으로 깎아 주는 조치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금융위원회는 연내에 내년도 실손보험 인상 폭을 업계에 제시하면서, 내년 상반기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할 경우 1년 동안 보험료를 절반으로 깎아 주는 조치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보험료만 놓고 보면 4세대 전환은 꽤 매력적입니다. 보험사가 실손보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안 그래도 비싼 1~3세대 보험료를 더 높이고 있어서죠. 병원 갈 일이 적어 보험금 청구도 거의 하지 않는 1~3세대 가입자는 솔깃할 법합니다.

하지만 1~3세대의 의료비 보장 범위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4세대 상품 가치는 뒤처진다는 게 업계 평가입니다. 특히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어 사실상 무료로 병원을 이용하고 있는 1, 2세대 가입자 입장에선, '반값 보험료'를 1년간 적용받기 위해 보험계약 기간 내내 누릴 '무상 의료'를 버릴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실제 현재까지 1~3세대의 4세대 전환 실적은 초라합니다. 5대 대형 손해보험사 기준 1~3세대 가입자가 지난 7월부터 4개월 동안 4세대로 갈아탄 경우는 5만1,17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1~3세대 가입자 3,500만 명의 0.001%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전환시 보험료를 깎아 주는 조치가 최종 확정되면 일부 1~3세대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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