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할 의사가 없다"...오미크론 확산에 세계 인력난 가중

입력
2021.12.28 18:35
수정
2021.12.28 18:5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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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3개주 내 25% 이상 병원 인력난 호소
英 지난주 교직원 25% 결근
격리 기간 단축 등으로 인력 공백 해소 총력
"전문지식 필요 분야 인력난 장기화 우려"

16일 미국 메인주 루이스턴 중앙의료센터에 메인주방위군이 긴급 투입되고 있다. 루이스턴=AP 연합뉴스

16일 미국 메인주 루이스턴 중앙의료센터에 메인주방위군이 긴급 투입되고 있다. 루이스턴=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전 세계 감염자 수가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하면서 의료와 교육, 기업 등 각 분야에서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각국은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기간 단축, 백신 접종 가속화 등을 통해 인력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는 미국 13개주(州) 내 25% 이상의 병원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의료진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버몬트주(53%)와 뉴멕시코주(52%)에서는 절반 이상의 병원이 인력난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는 뉴멕시코주에 미 육군 의료종사자 20명을 긴급 파견했다. 통신은 “의료진들의 코로나19 감염, 과로로 인한 업무중단 등으로 미 전역의 의료기관들이 40년 만에 최악의 인력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기업들도 인력난에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항공 종사자들의 잇따른 감염으로 이날 하루에만 1,000편이 넘는 항공편이 결항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019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항공기 운항이 제한되면서 항공 종사자들의 대규모 퇴직이 이어졌고, 이후 인력 충원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요가 급증하자 인력 부족에 시달리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 애플도 인력난으로 이날 뉴욕시 10여 개 매장을 일시 폐쇄하고 온라인 판매로 전환했다. 연말 쇼핑 대목을 맞은 아마존도 직원 부족으로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영국은 특히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인력난이 심각하다. 영국의료협회(BMA)에 따르면, 영국에서 인구 1,000명당 의료진 수는 2.8명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 평균치는 1,000명당 3.7명이다. 협회 측은 “유럽 평균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5만 명의 의료진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 일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프 바튼 영국교직원협회 사무총장은 “지난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최대 25%의 교직원이 결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교직원 부족으로 학생들을 집으로 되돌려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각국은 자가 격리 기간을 대폭 줄이는 등 인력난 해소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들에 한해 격리 기간을 줄여 인력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코로나19 무증상 확진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대폭 낮췄다. 영국 보건안전청도 앞서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 후 ‘부스터샷(추가접종)’ 기간을 3개월로 단축하는 추세도 인력난 해소 방안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인력난은 단시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가속화하고 있는 데다 특히 항공, 의료, 교육 등 고학력 전문직에서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특히 항공기 조종처럼 전문 지식이 필요한 경우에 인력 수급은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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