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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귀가 작은 '소이증', 이젠 3D 프린팅으로 재생한다

입력
2021.12.2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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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증, 6,000명에 1명 발생하는 희소 질환

태어날 때부터 귀가 작거나 아예 없는 소이증 치료에 자가 연골뿐만 아니라 보형물, 3D 프린팅까지 이용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태어날 때부터 귀가 작거나 아예 없는 소이증 치료에 자가 연골뿐만 아니라 보형물, 3D 프린팅까지 이용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태어날 때부터 귀가 작거나 아예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소이증(小耳症)’이다. 이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6,000명당 1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소이증은 흔히 외이도가 막힌 외이도 폐쇄증을 동반한다. 귀 기형과 동반된 외이도 폐쇄증은 어린이의 언어 발달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도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외이도(外耳道) 폐쇄의 일측‧양측 여부, 동반 기형 유무, 청력 개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찬일(이비인후과)ㆍ윤인식(성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선천성 희소 질환인 ‘소이증’을 알아본다.

소이증 수술 전(왼쪽)과 1차 수술 후 사진(오른쪽).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소이증 수술 전(왼쪽)과 1차 수술 후 사진(오른쪽).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귀 재건 수술… 자가 연골‧보형물‧3D 프린팅 이용

소이증은 귀 재건 수술로 치료한다. 귀 재건 수술은 크게 자가 연골을 이용하는 경우와 보형물을 이용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자가 연골은 주로 갈비뼈에서 연골을 채취해 사용하며 갈비뼈 연골이 어느 정도 성장해야 수술이 가능해 보통 10세부터 수술할 수 있다.

예전에는 여러 단계 수술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2단계 수술법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1단계 수술에서는 갈비뼈 연골을 채취해 재건할 부위 피부 아래에 삽입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을 마치면 귀 형태는 생기지만 측면에 납작하게 달라붙어 있는 모습이 된다.

이후 6개월 정도 지나면 2단계 수술을 시행한다. 이때는 귀 뒷면을 세우고 피부이식을 통해 귀의 각도를 정상 쪽과 맞추는 수술을 진행한다. 보통 이러한 2단계의 수술로 귀 재건이 완성되며, 모양의 개선을 위해 부분적인 수정은 추가로 할 수도 있다.

보형물 이용 시 자가 연골을 이용하는 경우보다 좀 더 일찍 수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2단계로 나눠 수술할 필요 없이 한꺼번에 수술을 마칠 수 있다. 보형물은 자가 연골보다는 나중에 노출될 염려가 있으므로 보형물을 전체적으로 측두근 근막으로 감싸고, 이 위에 피부 이식하는 방법으로 수술한다.

자가 연골로 수술하는 경우 바로 피부 아래에 연골 조각이 들어갈 수 있어 좀 더 섬세한 피부 표현이 가능한 반면, 보형물은 근막으로 덮고 피부 이식을 함에 따라 약간 두껍게 형상화된다는 차이가 있다.

최근 소이증 치료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3D 프린팅을 이용한 귀 재건 수술에 첫발을 내디뎠다. 정상인 반대쪽 귀를 스캔해 3D 프린팅을 이용해 귀 기틀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보형물이 획일적인 모양인 반면, 3D 프린팅을 이용하면 반대쪽 귀 모양을 이용해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윤인식 교수는 “현재 3D 프린팅 이용 귀 재건 수술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로 3D 프린팅 재료에 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며 “자가 연골과 유사한 연골 재생 능력과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면 앞으로 자가 연골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이도폐쇄증, 중이 기형 정도가 관건

귓구멍이 막혀 있는 외이도 폐쇄는 일반적으로 외이도성형술(막힌 외이도를 열어주는 수술)은 귀 수술 후에 시행한다. 외이도성형술을 먼저 시행하면 귓바퀴에 혈류를 공급하는 주요 혈관이 손상돼 귀 재건 수술 시 피부 괴사를 초래할 수 있고, 귀 재건 술식이 복잡해져 수술 결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 귀에 모두 외이도폐쇄증이 나타나 청력 회복과 정상적인 언어 발달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면 청력 개선을 위한 수술이나 청각 재활을 우선 시행할 수 있다.

외이도 성형술은 내이와 중이의 해부학적인 기형 여부와 기형 정도 파악이 중요하다. 보통은 내이, 즉 달팽이관 기형이 동반된 경우는 드물지만, 중이(고막, 이소골 및 안면신경)의 기형이 동반된 경우는 흔한 편이다.

송찬일 교수는 “기형 정도에 따라 청력 회복 정도나 안면신경 손상, 수술 후 지속적인 이루(耳漏) 발생 등 합병증이 결정되므로 중이의 기형 정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면신경과 귀 주변 뼈 발달 정도에 따라 외이도성형술이 불가능할 때도 있다. 또 외이도성형술이 가능하더라도 수술 후 청력 개선 정도가 충분치 못하기도 한다. 이때는 외이도성형술을 시행하기보다 청력을 정상에 가깝게 호전시켜 줄 수 있는 각종 청각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관련 임플란트가 다수 개발돼 다양한 청각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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