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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준석의 싸움, 끝이 안 보인다... '파국'의 그림자

입력
2021.12.27 21: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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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선대위 인적 쇄신'도 변수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주도권 싸움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선거대책위 직책을 던지고 나간 이 대표가 연일 장외에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윤 후보가 그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적으로 경고음을 울렸다.

당 소속 의원들의 성토까지 분출하며 이 대표는 전방위적으로 포위된 형국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인적 쇄신' 카드로 중재에 나설지 주목된다.

윤석열, 이준석 겨냥 "제3자적 평론가 돼선 곤란"

윤 후보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누구든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김 총괄선대위원장도 "선거에 도움을 주겠다는 분들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해달라"며 윤 후보를 거들었다. 두 사람은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후 연일 언론 인터뷰 등으로 선대위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온 이 대표를 향해 '자중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가온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 대표의 최근 행보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 이 대표가 '내부 총질'로 후보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김 총괄위원장도 "당대표는 선거를 승리로 이끌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 것"이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윤석열(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당내 초선 모임에서도 '당대표 거취' 거론

당내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3선 김태흠 의원은 성명을 통해 “제발 가벼운 언행을 버리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달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날 소집된 초선의원 총회도 이 대표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 거취 문제까지 거론됐다"며 "이 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해 모든 의견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 옹호론도 나온다. 3선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죽이면 후보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당내 기류에 심각한 우려를 전한다"며 "(이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층 이탈을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김태흠 의원 성명에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선출한 국민과 당원을 모욕하지 말라"고 맞대응했다.

'김종인표 인적 쇄신'으로 출구 찾을까

이 대표는 여전히 강경하다. 그는 윤 후보의 '평론가' 발언이 나오자마자 공개 반박에 나섰다. "당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을 받을 정도면 언로가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맞섰다. 자신은 대안을 담은 ‘제언’을 하고 있다며 "그게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김건희씨 의혹 보도' 대응을 두고 충돌했을 당시, 윤 후보가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며 조 최고위원의 하극상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그대로 되갚으며 비꼰 것이다.

윤 후보 측도 '제2의 울산 회동'과 같은 타협은 없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 대표에게 원칙 없이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면 돌아오는 표보다 잃는 표가 더 많을 것"이라며 " 지금은 이 대표가 먼저 사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 대 강' 대치 속 현행 선대위 '6본부장 체제'의 개편 여부가 당 내홍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총괄위원장이 선대위 인적 쇄신 구상을 지도부에 전달했다"며 "6본부장 일괄 사퇴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성사된다면 선대위 전면 개편을 요구해온 이 대표의 복귀 명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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