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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사과' 후 확 달라진 윤석열... 걸음 빨라지고 입은 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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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김건희씨의 대국민 사과 회견으로 '가족 리스크' 부담을 한결 덜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평소보다 두 배 많은 공개 일정을 소화하고 보다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지기 시작했다. 김씨의 허위 이력 기재 논란과 선거대책위원회 내홍, 본인 실언 등으로 추락한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선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윤 후보는 27일 총 5개의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국회에서 ①선대위 회의와 ②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여의도 중앙당사로 이동해 ③자본시장 공정회복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오후에는 ④한국지방신문협회에서 주최한 시상식에 참석했고 ⑤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게이트'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일정은 그간 윤 후보의 스케줄에 비춰보면 '강행군'에 해당한다. 지난 6일 국민의힘 선대위가 공식 출범한 이후로 윤 후보의 하루 평균 공개 일정은 2.6개였다. 짧은 시간에 여러 장소를 방문하는 지방 일정을 제외한다면, 하루 평균 2개 정도에 불과했다. 가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선대위 회의를,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에게 정책 발표를 맡기기도 했지만, 이날만은 윤 후보가 챙겼다.
28일부터는 매일 오전 7시 당사에서 김 총괄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 산하 6개 분야별 총괄본부장이 참여하는 회의도 주재한다. 선거 전략과 메시지를 직접 챙기고, 그립을 쥐고 선대위 조직을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발언 강도도 세졌다. 윤 후보는 이날 정책 공약 발표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법정 토론 외에 추가 토론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하고 토론을 하려면 대장동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토론을 하면 싸움밖에 안 난다"고 한 '토론 무용론'을 넘어 '이 후보 책임론'으로 역공에 나선 것이다. 토론회를 회피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대장동 특검을 덜어 이 후보에게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의도다.
대장동 현장에 방문해서도 "중범죄 혐의에 휩싸인 후보가 진상 규명에 협조도 안 하는데 어떻게 같이 국가 장래를 논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솔직한 얘기로 저도 창피하다"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가족 리스크와 선대위 내홍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했다. 전날 배우자 김씨의 사과에 대해 "아내와 같은 마음"이라며 말을 아낀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이날엔 "국민들로부터 한꺼번에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판단은 온전히 국민의 몫"이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다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선대위 사퇴에 대해선 그간 침묵한 것과 달리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서는 곤란하다"며 내홍이 끊이지 않는 당과 선대위를 다그쳤다. 또 "누군가의 지시를 기다리면 안 된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며 선대위의 분발을 촉구했다.
윤 후보의 변화는 지지율 하락세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 수정으로 읽힌다. 김씨의 사과 회견을 기점으로 당 안팎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이틀 연속 경제 정책을 발표해 '정책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불식하고, 대장동 게이트 현장 방문으로 본인의 가족 리스크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리스크'로 시선을 분산시키겠다는 포석이다.
당내에서도 이를 통한 신속한 지지율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윤 후보 지지에서 이탈한 응답층을 이 후보가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국리서치 등 4곳 여론조사기관의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12월 2주 36%에서 12월 4주 29%로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이 후보 지지율도 38%에서 35%로 하락했다. 대신 부동층은 8%포인트 상승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의 중도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며 "김씨의 사과를 기점으로 윤 후보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NBS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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