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개미' 향해... 윤석열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도입"

입력
2021.12.27 17: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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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공정회복 공약' 발표
2023년부터 증권거래세 전면 폐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본시장 공정회복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본시장 공정회복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1,000만 명에 달하는 주식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을 보호하는 금융 공약을 발표했다. △'이중 과세' 논란이 있는 증권거래세의 2023년 전면 폐지, △주가가 급격히 하락할 때 공매도를 자동으로 금지하는 '공매도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정지)' 도입 등을 내세웠다.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주식 시장은 기업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선진 주식 시장보다 낮아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공정한 제도를 만들어 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윈윈'하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주식 투자가 재테크 수단일 뿐 아니라 "국민의 노후 생활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023년부터 개인투자자에 대해서도 5,000만 원 이상의 수익에 양도소득세를 매기고, 증권거래세를 현행 0.25%에서 0.15%로 내린다. 이에 윤 후보는 "2023년부터 증권거래세를 완전히 없애겠다"며 '개미'들에게 구애했다. 윤 후보는 "증권거래세는 주식 매입·처분 차액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이 없었던 시절에 (징세 편의를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양도세와 이중과세 성격이 있는 만큼,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장기 보유 주식에 대해서는 낮은 양도세율을 적용하는 인센티브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숙적인 '공매도'에 대해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해 수익을 거두는 매매 방식으로, 일각에선 증시 침체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윤 후보는 일정 조건이 되면 공매도가 자동으로 차단되는 '공매도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하기로 했다. 주가 하락 때 공매도가 급증해 다시 주가를 주저앉히는 악순환을 막겠다는 취지다. 윤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서킷브레이커 발동 요건은 추가 논의를 거쳐 설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특정 기업이 신산업을 분할해 상장할 때 기성 주주가 새 회사의 주식을 인수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최근 배터리 사업 분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LG화학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다. 경영진 등 기업 내부자들이 장내에서 자사 주식을 무제한으로 팔아치워 주가 하락을 부르는 관행도 손본다. 기업 내부자가 일정 기간에 제한된 물량만 매도할 수 있는 미국식 모델을 참고 중이라고 한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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