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지킴이'로 나선 이수정 향해 與 "'김건희 심리학' 전문가냐"

이수정 국민의힘 선대위원장, 김건희 적극 감싸
김씨 의혹 관련 '대장동 물타기' 주장 펴기도
민주당 "전형적 내로남불, 곡학아세 멈추라" 비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허위 경력 의혹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한호 기자

"범죄심리학에서 일가를 이룬 분인 줄 알았는데, 본인의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게 고작 '김건희 심리학'입니까."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27일 페이스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 옹호에 적극적인 이수정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여권의 새로운 공격 타깃으로 떠올랐다.

당장 민주당은 이 선대위원장이 김건희씨 사과를 일방적으로 감싸고 나선 것을 문제 삼았다.

김씨는 전날 허위 경력 부풀리기 의혹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여권에서는 구체적 해명은 물론 법적 처벌에 대한 언급도 없어 '알맹이 없는 사과'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 여권 인사들은 남편과의 만남, 유산의 아픔 등 사과의 본질과는 관련 없는 '감성 호소'라 꼬집었다. 대국민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공인으로서 사과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내놓기엔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언행이었다는 지적이 야권 내부에서도 나왔다.

김건희 감싸고 나선 이수정, 민주당 '내로남불' '곡학아세' 비판

이수정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4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구=뉴스1

그럼에도 이 위원장은 2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사과의 대상이 물론 국민이기도 하지만, 남편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 "사과문에는 감성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웬만한 용기로는 사람들 앞에 서기 쉽지 않다. 눈을 못 뜨더라"며 김씨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었음을 어필했다.

민주당에선 당장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거나 '곡학아세를 멈추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전용기 의원은 "지난 며칠 전부터 이 선대위원장이 '김건희 지키기'를 자처하더니 오늘은 김씨의 사과에 대해 '어떻게 통곡을 안 하는지 의문'이라고 감쌌다"며 "범죄심리학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이 야심 차게 정치에 뛰어들어 본인의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것이 고작 '김건희 심리학'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자고 일어나면 김씨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터진다. 적당히 뭉개고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면 큰 오산"이라며 "(이 선대위원장이) 날카롭던 프로파일러 이수정 교수로 돌아오길 희망한다. '균형 감각을 상실'한 이수정 위원장의 맹목적 감싸기는 그만 보고 싶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이수정 김씨 허위 경력 의혹 "대장동 물타기" 무리수 두기도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김씨를 적극 감싼 이 선대위원장의 라디오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고 법을 위반했다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것 아니냐"며 "대국민 사랑 고백이나 대남편 사과는 집에서 하면 되지, 기자들 모아놓고 질문도 안 받으면서 당사에서 국민들 상대로 할 일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여성 아동 인권 전문가이자, 범죄심리학자인 이 선대위원장은 SBS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알고싶다'에서 얼굴을 알리며 대중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 이후, 본인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정치 영역에서 목소리를 많이 내 논란을 빚었다. 단적으로,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검증 보도가 불거진 데 대해 '대장동 수사 관련 물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기획설'을 근거 없이 제기하는 등의 행보로 여권의 비판을 받았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