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치기' '촛불 역행' 사면 역풍 불라... 靑 "본질은 통합과 미래" 강조

입력
2021.12.27 14:40
수정
2021.12.27 14:59
구독

"갈라치기용·尹 겨냥한 사면" 野 의구심 반박
靑 수석 하루 세 차례 인터뷰서 결단 배경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단행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 청와대는 "통합∙화합∙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면 이후 "갈라치기·분열용 사면" "촛불민심 배신" 등 여야를 불문한 비판이 제기되자 후폭풍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오전에만 3개 언론사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문 대통령의 사면 결정의 뜻을 부연했다. 박 수석이 공통적으로 힘을 준 발언은 이렇다. "본질적인 것은 국민 통합과 화합이다. 통합∙화합이 당장 달성될 수는 없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가치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또 코로나를 극복하고 미래로 담대하게 나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사면이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사면을 전격 결정한 배경 중 하나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이지만, 문 대통령의 결정의 실질적인 방점은 '통합∙화합∙미래'에 찍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면으로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한다'는 기존 원칙을 깼다. 전날까지만 해도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이 엮어서 언급되는 것은 좋을 게 없다"며 관련 언급을 삼가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청와대 참모가 방송에 서 "문 대통령의 외로운 결단"이라며 사면 배경을 부연한 것은 '사면 후폭풍'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야권을 중심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대상 제외를 두고 '갈라치기 사면'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또 검사 시절 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을 구속시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궁지에 몰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이에 박 수석은 두 전직 대통령 복역기간이 다르고, 국민 정서도 다르다고 설명하면서 "'갈라치기' (의심)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정치적 유·불리도 알 수 없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여권 일부를 포함한 지지층에서도 반발 기류가 여전하다. 문 대통령의 사면 결정에 대해 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비판·규탄 성명을 통해 "선거 개입" "정치적 사면"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촛불 시민들의 의사에 반한다"라는 비판은 '촛불 정부'라고 자임해온 문 대통령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탈당한다" "실망스럽다" 등의 지지층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단 사면 이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사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견해가 다수라는 결과에 청와대에서 안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여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은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