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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숨이 차다면… ‘폐동맥고혈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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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 이름이 고혈압이지만, 통상적인 고혈압과 전혀 다른 질환이 있다.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폐동맥 혈압이 올라가는 ‘폐동맥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ㆍPAH)’이다.
장혁재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폐고혈압은 폐동맥압이 평소 25㎜Hg 이상, 운동할 때에는 30㎜Hg 이상일 때”라고 했다.
폐동맥 벽이 두꺼워지면서 폐동맥 내에서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서다. 폐동맥고혈압이 악화하면 심장 우심실 기능이 망가지게 된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평균 생존 기간이 2~3년에 불과하다.
희소 질환이지만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677명에서 2019년 3,003명으로 9년간 2배 가까이 늘었다.
원인이 불명확한 특발성(idiopathic) 폐동맥고혈압이 전체 환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장성아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루푸스(홍반성 낭창) 환자에서 생기는 폐동맥고혈압도 3분의 1 정도”라고 했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은 몸속 어디에나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염증이 폐동맥에도 발생해 쌓이고, 혈관이 좁아져 폐동맥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폐동맥고혈압은 운동 후 호흡곤란, 가벼운 가슴 통증, 피로, 현기증, 기침, 부기 등 사소한 증상으로 시작된다. 루푸스 환자가 호흡곤란 등의 증상과 동시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손발 끝이 하얗게 변하는 ‘레이노 현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폐동맥고혈압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이할 만한 증상이 없어 폐동맥고혈압 진단율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로, 진단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환자가 매년 4,500~6,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폐동맥고혈압은 특히 40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장성아 교수는 “젊은 여성 상당수가 활동량이 많지 않고, 30~40대에는 임신과 출산, 육아 등을 겪으면서 건강에 신경 쓰지 못해 가벼운 호흡곤란이 생겨도 운동 부족 때문으로 여겨 병원을 늦게 찾는다”고 했다.
최진정 분당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가족력이 있거나 자가면역질환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숨이 가쁘면 폐동맥고혈압을 의심하고 오른쪽 심장을 확인할 수 있는 심장 초음파검사를 시행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기 진단해 치료하면 생존율은 매우 높다. 대한폐고혈압연구회에 따르면 폐동맥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생존율이 3배가량 높아진다.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진단 후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고 기대 생존율도 7.6년까지 늘어난다. 외국의 경우 조기 진단과 치료가 잘 이루어지는 경우 3년 생존율이 95.7%까지도 높게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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