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살찌고 있다"… 고도 비만, 10년 뒤 2배 증가

입력
2021.12.2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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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국내 비만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10년 뒤에는 고도 비만이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국내 비만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10년 뒤에는 고도 비만이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불리는 비만인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장기화로 '확찐자'가 늘면서 비만 인구 증가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특히 30, 40대 남성의 경우 절반 넘게 비만이었다.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0 알고 싶은 건강정보 통계’에서 2016~2018년 국가건강검진 대상자를 조사한 결과, 국내 고도 비만 비율은 5.1%에서 6.1%로 20%가량 증가했다. 특히 2030년에는 고도 비만 인구가 현재보다 2배 정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남성 비만 유병률 48%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가장 두드러진 점은 남성 만성질환 증가다.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48%로, 2019년의 41.8%보다 6% 포인트 이상 늘어나 사상 이래 최대 폭이었다.

특히 고도 비만과 복부 비만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30대의 비만 유병률은 2019년 46.4%에서 2020년 58.2%로, 40대는 45%에서 50.7%로 늘었다. 반면 여성의 경우 30대 비만 유병률은 21.6%에서 22.7%로, 40대는 25.8%에서 26.8%로 1%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비만 유병률 증가는 신체 활동 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 걷기와 유산소운동 등 신체 활동이 크게 감소했다. 2019년 43.5%였던 걷기 실천율은 2020년 39.2%로 떨어졌고, 유산소운동 실천율도 2019년 47.8%에서 45.6%로 감소해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였다.

남성의 신체 활동 하락폭이 컸고, 20~40대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여성 유산소운동 실천율은 30대에서 큰 폭(39%→45.1%)으로 늘어나는 등 전체적으로 2019년 42.7%에서 2020년 43%로 증가했다.

신체 활동 감소가 비만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나 체조 등 생활 속 운동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땀이 날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1주일에 적어도 150분은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 5일 30분씩 유산소운동이 권장되는 이유다.

◇비만이면 합병증으로 사망률 20% 증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사협회(AMA)는 ‘비만은 질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비만이 되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혈관 질환, 심장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이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천식, 수면무호흡증, 위식도 역류 질환, 불임, 우울증 등도 생긴다. 특히 비만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이 20%가량 늘어난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을 6단계로 구분한다. △BMI 18.5 미만은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24.9는 비만전단계(과체중) △25~29.9는 1단계 비만 △30~34.9는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고도 비만)이다.

그런데 고도 비만은 체중 감량을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지만 치료 효과를 제대로 거두기 힘들고 지속적이지도 않다.

안수민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만대사외과 교수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은 1991년 고도 비만을 치료하는 데에는 비만 대사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했다”며 “고도 비만 환자는 스스로 치료하기 힘든 만큼 고도 비만과 비만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비만 대사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비만 대사 수술을 받으면 고혈압ㆍ심혈관 질환ㆍ폐쇄성 수면무호흡증ㆍ위식도 역류 질환ㆍ우울증 등 다양한 동반 질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비만 대사 수술을 받으면 대부분 2년 이내 초과 체중의 60% 이상이 줄고,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등 고도 비만과 관련된 대사 질환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비만 대사 수술은 2년 전부터 건강보험에 적용되고 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체질량지수(BMIㆍ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5 이상 혹은 30 이상이면서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ㆍ위식도 역류증ㆍ다낭성 난소 질환ㆍ지방간ㆍ천식ㆍ수면무호흡증ㆍ관절 질환 등 비만 합병증이 있을 때다. 또한 BMI 27.5 이상이고 잘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이 있다면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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