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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사형 집행 11건...감소했지만 갈 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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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미국 메릴랜드주(州)에서 여성 세 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인디애나주 테러호트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더스틴 힉스(48). 그는 지난 1월 16일 사형이 집행됐다. 나흘 뒤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는 도널드 트럼프의 마지막 연방 차원 사형 집행이기도 했다.
앞서 같은 달 13일에는 임신부 살해 혐의로 수감돼 있던 리사 몽고메리(50)가 사형을 당했다. 70년 만에 이뤄진 여성 죄수 사형 집행이었다.
2021년 미국 내 사형제 현황을 다룬 ‘사형정보센터’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미국에서 11명이 사형을 당했다. 미국 내 전체적인 사형 집행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주 단위 사형 집행은 여전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사형 제도 폐지가 아닌 중지 결정만 내려진 상태라 언제든 사형 집행이 재개될 여지를 남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월 이후 연방정부 차원 사형 집행은 트럼프 행정부 때 이뤄진 3건에 그쳤다. 그러나 주로 공화당이 장악한 주정부를 중심으로 주 차원 사형 집행이 8건이나 이뤄졌다. 텍사스가 3건으로 가장 많았고, 오클라호마가 2건, 앨라배마 미시시피 미주리가 각각 1건을 기록했다.
물론 1999년 98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전체적인 사형 집행 수치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11건 사형 집행은 1988년 이후 최저치다. 사형 집행 30건 미만, 사형 선고 50건 미만 기록도 7년 연속 이어졌다. 올해 사형 선고 역시 7개 주 18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약 2,500명의 사형수가 미국에 존재하고, 이 가운데 50여 명은 연방 사형수 감방에 남아 있다.
사형정보센터는 “올해 사형당한 11명의 수감자 중 10명은 지적장애인 범위의 지능지수(IQ)를 포함한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11명 중 6명은 흑인이었다.
미시시피에서 26년간 사형수 생활을 한 뒤 풀려난 에디 리 하워드 주니어를 비롯해 올해 2명의 사형수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1970년대 초 이후 9,600건이 넘는 사형 선고 중 무죄 판결이 난 사람은 186명으로 늘어났다. 미 AP통신은 “미국의 사형 제도가 이전에 이해됐던 것보다 훨씬 더 놀랍게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보도했다. 한 인간의 목숨을 인위적으로 빼앗는 사형 제도의 불완전성이 입증됐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 인용된 2021년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형제도 지지는 1994년 80%에서 올해 54%로 급감했다고 AP는 전했다. 또 사형제도 반대 역시 1990년대 중반 20% 미만에서 지금은 45% 정도로 늘어났다. 지난 3월 버지니아주가 23번째로 사형 폐지 주가 되는 등 미국 내 분위기도 조금은 달라지고 있다.
1월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7월 1일 연방 차원 사형 집행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미 법무부는 “모든 사람은 공정하고 인도적인 처우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사형 선고를 받은 기결수의 형 집행을 무기한 정지했다. 하지만 사형 제도 자체가 폐지된 것은 아니다. 언제든 사형제를 찬성하는 대통령이 다시 취임하면 연방 차원 사형이 재개될 수 있다는 얘기여서 미국 내 사형제 폐지론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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