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여객선 화재로 최소 39명 사망

사망자 대부분 화재로 목숨 잃어...일부 강에 뛰어들어
화재 원인 아직 밝혀지지 않아...기관실에서 불 나
해당 여객선 310명 정원에 500명 이상 승선

방글라데시 남부 잘라카티 지역 수간다 강에 24일 불에 탄 여객선 '오비잔-10호'가 정박해 있다. 잘라카티=로이터 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남부에서 24일(현지시간) 여객선에서 큰 불이 나 최소 39명이 숨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3시경 남부 잘라카티 지역 수간다 강에서 이동하던 3층짜리 여객선 ‘오비잔-10호’에서 일어났다. 사망자 대부분은 화재로 인해 숨졌으며, 일부는 강으로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는 70여 명에 달한다. 당국 관계자는 많은 승객이 화상을 입은 상태라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24일 방글라데시 잘라카티 지역의 여객선 화재로 다섯 살 아들을 잃은 한 남성이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오열하고 있다. 잘라카티=AP 연합뉴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구조당국은 선박의 기관실에서 불이 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생존자 아니수르 라흐만은 “갑판 위에서 잠을 자다가 비명과 큰 소음을 듣고 깼다”며 “두꺼운 연기가 여객선 뒤쪽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물로 뛰어들어 강둑으로 헤엄쳐 나왔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불길이 잡힌 후 선박은 강가로 옮겨졌으며, 이후 소방차가 선체를 식히는 데만 8시간이 더 걸렸다”고 말했다.

정원이 310명인 이 여객선에는 500~800명이 승선한 것으로 추정됐다. 230여 개의 강이 밀집한 방글라데시에서 선박은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는데, 승선 규칙을 지키지 않아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 2015년 2월 중부 지역에서 정원 초과 상태인 선박이 화물선과 충돌해 78명이 숨졌다. 지난해 6월에도 다카 부리강가 강에서 여객선이 뒤집혀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 4월에도 다카 남쪽에서 여객선이 전복돼 3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