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총질" "방구석 여포"... '키보드 배틀'하는 이준석-김용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김용남 특보 SNS 설전
김용남 "이준석, '이핵관' 자리 만들어 돈 지급"
李 "윤리위서 말하라" 金 "이준석 사과해야"

이준석(왼쪽 사진) 국민의힘 대표와 김용남 전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이탈한 이준석 대표와 캠프의 김용남 공보특보(전 의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정면충돌했다.

김 전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핵관(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에 대응해 '이핵관(이준석 측 핵심 관계자)'이 있다며, 자리를 만들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발언한 후 이 대표가 "당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나서면서 '키보드 배틀'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오후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한 김용남 전 의원은 장제원 의원이 '윤핵관'으로 지목된 상황을 두고 역으로 '이핵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을 앉혀서 거기 없던 월급도 한 달에 몇 백만 원씩 지급하는 자리가 있다"며 "그건 누가 봐도 이핵관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거 자체로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김용남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곧바로 이 발언이 거짓이라며 "당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보수정당의 아름다운 관행처럼 문제를 지적했더니 이상한 방법으로 당 대표를 공격하기 시작한다"며 "별정직을 단 두 명만 채용했으며, 당비를 절약하고자 직접 개인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당대표가 내부 총질 좀 그만하라는 취지로 얘기했더니 발끈한다"며 "'이핵관'들 일일이 거명하는건 다음에 하기로 하고, 우선 당대표 정무실장이라는 자리가 언제 생긴 자리인가와 정무실장 한 명이 각종 활동비와 수당 등의 명목으로 가져다 쓴 돈 액수부터 밝혀 보라"고 맞받았다.

이준석, 김용남 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이 대표는 "멀리 안 간다. 윤리위 가서 설명하라"며 "정무실장은 봉급이 없고, 역할에 따른 직함이지 공식 직함은 당대표 특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용남 전 의원이 하는 게 내부 총질"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도 지지 않았다. "정무실장의 경우는 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쓴 돈의 액수를 밝히라고 했더니, '봉급 없다'는 동문서답을 한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은 전혀 수용하지 않고 윤리위 운운하며 겁박하는 것은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국어를 잘 못하시나" "방구석 여포" 등의 표현을 써서 공격했다.

김 전 의원은 24일 출연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한 것뿐"이라며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준석) 본인도 두 명을 신규채용했다고 인정했는데, 그건 급여명목으로 당에서 돈이 지급되는 것만 이야기한 거고 사실은 급여명목보다 활동비나 수당명목으로 당에 법인카드 쓰고 하는 자리는 더 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사과한다면 무책임하고 가벼운 처신으로 당원들과 지지자들을 실망시키고 지금 정권교체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