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윤핵관 공격수' 자처한 이준석, 장제원 '원포인트' 저격

입력
2021.12.23 21:30
구독

장제원 "모욕적 인신공격… 대응 안 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선거대책위 직책을 던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외곽에서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 그룹을 공개 저격하고 있다. 이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선대위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는 게 이 대표의 명분이지만, 권력투쟁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이 대표는 윤핵관으로 불리는 인사들 중 장제원 의원을 지목해 '원포인트 공격'을 쏟아냈다.

이준석 "장제원, 나도 모르는 이야기 줄줄이 말해"

이 대표는 23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윤핵관은 선대위 조직도에 없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은) 부산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름을 대진 않았지만, 부산 사상구가 지역구인 장 의원을 정조준한 발언으로 읽혔다.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경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장 의원은 지난달 선대위 안팎의 견제를 받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장 의원이 막후에서 선대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인식이다. 그 근거로 이 대표는 “저도 모르는 (선대위 관련) 이야기를 장 의원이 줄줄이 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 대표는 “장 의원 정보력이 굉장히 좋거나, 스스로 핵심 관계자(윤핵관)임을 선언한 것”이라며 “(윤 후보가) 직은 주지 않고 역할은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응전하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모욕적 인신공격에 대해 왜 할 말이 없겠느냐”며 “지금은 오로지 정권 교체와 윤 후보만을 생각해야 할 때이기 때문에 참고 또 참겠다”고 했다. 당 내홍의 책임을 이 대표에게 돌린 것이다. 장 의원은 또 “윤핵관의 실체가 무엇인가. 나는 익명에 숨어 누구를 비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잠행 때 장제원 사무실 찾아 '경고장' 보내기도

이 대표와 장 의원 사이엔 갈등이 차곡차곡 쌓여왔다. 이 대표는 이달 초 당무 거부 때 장 의원의 부산 지역구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는데,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 의원에게 무언의 경고를 날린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조수진 최고위원과 이 대표가 정면 충돌한 21일 장 의원이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린 후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이 대표는 장 의원을 "비선"으로 지칭하고, 윤핵관들을 '진박(박근혜 전 대통령 주변에서 호가호위한 진짜 친박근혜계)'에 빗대기도 했다.

장 의원은 실제 윤 후보에게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의원은 윤 후보 집에 드나들 정도로 가까운 측근 중의 측근"이라며 "윤 후보를 둘러싼 인(人)의 장막이 대선을 망친다는 게 이 대표의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 대표의 장 의원 저격을 놓고 "정권교체를 위한 충심"이라는 해석과 "본인 입지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윤 후보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은 아예 선대위로 출근도 하지 않고, 같이 일할 선대위 사람도 없는데, 무슨 '윤핵관'이 되겠느냐”며 이 대표의 비판을 물리쳤다.

강유빈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