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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코로나 치료제 16만 명분 확보... "백신 확보 실패 반복할라" 우려

입력
2021.12.23 18:30
수정
2021.12.23 22: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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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 명분 확보한 화이자는 미국서 긴급승인
24만 명분 확보한 '몰누피라비르'는 효능 논란
질병청, 치료제 구매 일정 발표하려다 취소
전문가들 "치료제 처방 전략 잘 짜야" 조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자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 알약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약은 FDA의 사용 승인을 받은 첫 가정용 코로나19 치료제다. 사진은 이탈리아 아스콜리에서 생산되는 팍스로비드의 모습. 아스콜리=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자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 알약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약은 FDA의 사용 승인을 받은 첫 가정용 코로나19 치료제다. 사진은 이탈리아 아스콜리에서 생산되는 팍스로비드의 모습. 아스콜리=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를 승인했다. 신종플루 사태 당시 타미플루 같은 역할을 해주리란 기대가 크다. 하지만 국내 도입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러다 백신을 제때,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 최우선 투약' 같은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 FDA는 22일(현지시간)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가정용으로 12세 이상 연령층에게 긴급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임상시험 결과 팍스로비드는 입원과 사망률을 89% 정도 줄이는 결과가 나왔다. 5일간 12시간마다 한 알씩, 모두 30알을 복용해야 한다. 30알 기준으로 가격은 530달러, 약 63만 원이다.

미국 화이자 치료제 승인 ... 한국 16만 명+α분 확보

정부가 확보한 팍스로비드 물량은 16만 명분 이상이다. 애초 사전 계약을 통해 확보한 물량 7만 명분의 배가 넘는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국내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안심할 정도의 양은 아니다. 23일 0시 기준 재택치료자 3만2,000여 명과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1만1,000여 명에 투약한다고 가정하면, 약 12만명분밖에 남지 않는다. 하루 신규 재택치료자가 4,000~5,000명 정도라 여유분조차 얼마 더 쓰지 못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집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0월 화이자가 제공한 팍스로비드 알약. 뉴욕=AP 뉴시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집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0월 화이자가 제공한 팍스로비드 알약. 뉴욕=AP 뉴시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치료제 구매 상황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취소했다. 이유는 "계약이 진행 중이라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가 물량을 속 시원하게 밝히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질병청 관계자는 "확보한 건 16만 명분 이상이고, 추가로 더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24만 명분 확보한 머크 치료제는 효능 논란

정부는 미국 머크(MSD)사의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를 4만명분 더 확보, 총 24만2,000명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몰누피라비르의 효능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FDA는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 승인을 보류했고, 프랑스는 선구매 계약을 파기까지 했다.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FDA가 승인 보류했다지만, 몰누피라비르의 약효 자체가 없는 건 아니다"며 "FDA의 입장을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식약처가 승인할 경우 도입 시기를 2월 초로 앞당길 계획이다.

위중증 가능성 높은 이들에게 치료제 처방해야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치료제 구매, 처방 계획을 보다 정교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몰누피라비르에 대해서는 "효능이 다소 떨어진다 해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며 "화이자 치료제가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시간을 번다는 차원에서도 들여올 수 있다면 빨리 들여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치료제를 경증 확진자들에게 쓸 게 아니라 위중증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높은 '미접종자 고위험군'에게 집중적으로 처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위중증 환자 증가이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에게 발현 5일 이내 투약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치료제 물량을 확대할 때까지 효과적으로 투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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