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원 택배 요금 인상, 기사들에게 줘라" CJ대한통운 노조 28일 총파업

입력
2021.12.23 20:00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 본부가 조합원 투표율 91.6%, 찬성률 93.48%로 총파업 돌입을 가결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관련 기자회견 중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 본부가 조합원 투표율 91.6%, 찬성률 93.48%로 총파업 돌입을 가결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관련 기자회견 중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가 택배요금 인상분을 공정하게 배분할 것을 요구하며 28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택배노조는 23일 오전 CJ대한통운본부 노조원을 상대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인수 2,290명 가운데 93.6%의 조합원 동의를 얻어 파업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노조의 파업은 올 들어 네 번째다.

노조 측의 핵심 요구는 택배 요금 인상분을 택배 기사의 처우 개선에 사용하라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4월 택배요금을 건당 170원 올린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건당 100원을 추가로 인상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 요금 인상으로 CJ대한통운이 내년에만 4,860억 원의 추가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CJ대한통운, 택배 요금 인상으로 회사 배 불리고 있다"

회사 측이 이 가운데 1,379억 원만을 분류·산재고용보험 비용 등으로 사용하기로 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노조는 인상분 270원 가운데 76원만 택배기사 처우개선에 쓰는 건 지난 6월 사회적 합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앞서 사회적 합의기구는 분류 인력 투입과 고용·산재보험 가입을 위해 상자당 170원(분류인력 150원+보험비 20원)을 직접 원가 상승요인으로 산정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를 방지하고 처우 개선을 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요금 인상을 용인했고, 이에 따라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택배 등 다른 회사들은 요금 인상분을 모두 택배기사를 위해 지원하기로 했다"며 "CJ대한통운만 요금 인상을 자신들의 돈벌이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J대한통운 "자동화설비 투자 많아....다른 회사 비교는 무리"

CJ대한통운은 그간 자동화 시스템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등 다른 회사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측은 "회사는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택배서비스가 차질을 빚게 되면 소비자의 불편이 크다"고 우려했다.

양측의 협상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월 중앙노동위원회는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가 요청한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판정을 내렸지만, CJ대한통운은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약 48% 수준인데 전체 택배 기사 가운데 조합원(2,700여 명)의 비중은 10% 미만이며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은 1,700여 명이다. 다만 노조 측은 비조합원 중에도 파업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아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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