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미크론 시중 감염에 “검사 확대 필요” 목소리... “이미 퍼졌을 수도”

입력
2021.12.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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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에 도착한 국제선 승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미크론 감염자가 처음 발생하자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오사카=AP 교도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에 도착한 국제선 승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미크론 감염자가 처음 발생하자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오사카=AP 교도 연합뉴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에 대한 시중 감염자가 오사카에서 처음으로 확인되자, 대도시들은 검사와 병상 확충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시중 감염이란 외국에 갔다 온 적도 없고 그런 사람과 접촉한 적도 없는 사람이 감염된 경우를 말한다.

미국과 유럽의 상황을 볼 때 오미크론은 확산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본에선 자칫 ‘6차 대유행’이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특히 무료 검사 범위가 협소한 일본의 방역 체계상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에 대한 검사가 취약해, 오미크론이 상당 수준 확산돼도 곧바로 드러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오사카부(府)의 코로나19 전문가 회의에서 좌장을 맡고 있는 토모노 가즈노리 오사카건강안전기반연구소 이사장은 “시중 감염은 시간 문제였지만, 회식이나 귀성 등으로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연말 연시에 발생했다”면서도 “조기에 찾은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밀접 접촉자에 대한 추적 조사 등으로 감염 확대의 속도를 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수면 아래서 퍼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전체 감염자 중 0.7%였던 오미크론 비중이 2주 만에 73%로 급증한 것 등을 근거로 들며, 만에 하나 올여름 하루 2만5,000명의 감염자가 나왔던 ‘5차 대유행’을 넘는 감염의 파도가 올 수도 있다고 전제하고 의료체계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의 시중 감염자가 오사카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그나마 오사카가 다른 지역보다 검사를 많이 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 검사를 받기 까다로워 전체 검사 수가 적은 것으로 유명한데 상대적으로 오사카부는 검사에 적극적인 편이다. 한국을 포함한 각국이 무료 선별검사소를 운영하지만, 일본에선 밀접 접촉자도 아니고 무증상인 사람이 무료 검사를 받긴 어렵다. 감염이 크게 확산된 8월에는 검사 역량이 부족해 밀접 접촉자인데도 무증상이란 이유로 보건소에서 무료 검사를 거절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오미크론은 델타 감염에 비해 증상이 가볍거나 무증상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확산 현황을 파악하려면 검사 확대가 필수다. 시중 감염이 확인된 오사카시는 23일부터 7곳의 무료 검사소를 마련했고 24일부터는 100곳, 최종적으로 45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도쿄도(都)는 이날 10곳에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을 위한 무료 검사를 시작했지만, 대상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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