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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대선 때문에?... 이례적 연말 업무보고 내용도 '맹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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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새해 업무보고가 열리고 있습니다. 매년 연초에 1년간의 업무 계획을 대통령과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인데, 올해는 한 달 이상 앞당겨진 것이죠.
이날 6개 부처가 ‘민생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진행한 업무보고는 이틀 전인 20일 발표한 2021년 경제정책방향 내용과 유사합니다. 소상공인 위기 극복 지원이나 물가 관리, 일자리 회복 등은 당시 주로 다뤄졌던 과제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담당인 ‘농촌경제 안정’,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일상 회복’ 등의 내용은 더 구체적으로 담겼습니다.
중요한 연간 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다시 정부 마지막까지 마무리해야 할 과제 리스트를 만들게 된 것이다 보니 기존 발표한 것을 ‘요약 정리’ 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통상 업무보고는 해가 바뀐 뒤 진행돼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1월 중순에 업무보고가 있었고, 2020년엔 기재부 포함 4개 부처 합동으로 2월 중순에야 업무 보고를 진행했습니다. 2019년 업무보고는 3월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이 가운데 올해 이례적으로 해가 바뀌기도 전에 업무보고에 나선 것은 내년 초 대선 일정과 관계가 커 보입니다. 내년 대선은 3월, 이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5월인데, 예년처럼 1~2월에 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인 것이죠. 남은 약 5개월간 국정 운영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 ‘레임덕’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 마지막까지 주력해야 할 주제별로 국민들께 보고드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정권 마지막 업무보고인 만큼 국민에게 지난 4년 반의 경제정책 성과를 소개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수차례 ‘홍보’를 강조해 왔던 이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죠.
기재부의 업무보고 자료에는 5페이지에 걸쳐 △코로나19 위기 대응 △포용성장 확산 등 그동안의 성과를 자세히 써 놓기도 했습니다. 여기다 정부 출범 당시 약속했던 국정과제를 이행해 온 현황과 내년에 마무리할 과제 추진 일정도 함께 담아 놓았습니다. 경제정책방향 발표 당시 ‘경제분야 36대 성과’ 책자를 따로 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현재 정부의 기조와는 다른 온갖 공약을 쏟아내는 중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명확해 보입니다. 다만 그동안의 성과를 자랑하는 데 힘을 쏟기 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더 흔들리지 않고 국정을 마무리할지 의지를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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