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은 무슨..." 꼬꼬무 의혹에 '김건희 존재감 줄이기' 나선 윤석열

윤석열 '김건희 공개 행보 최소화' 뜻 내비쳐
검증 국면 이어지자 공개 등판 시기 불확실
김종인 "배우자 한번은 사과해야" 공개 주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건희 존재감 줄이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허위 경력 의혹 등 각종 도덕성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후보 부인 자격이든, 퍼스트레이디 역할로든 김씨의 공개 행보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다.

그러나 의혹에 대한 구체적 해명과 사과 없이 김씨의 등장을 미루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 적절하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당장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씨가 한번쯤은 사과를 해야 한다"고 공개 주문했다.

"처음부터 계획 없었다"는 김건희 등판, 아예 물 건너 가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대근 기자

22일 공개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는 김건희씨가 후보 부인이나 퍼스트레이디로서 공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배우자의 노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적 계산이다.

윤 후보는 "김건희씨의 등판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 내 처는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며 "본인이 전시하고 일하는 데서 공개적으로 나설 순 있지만, 남편이 정치하는데 따라다니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약자와의 동행' 활동에 함께하는 것도 썩 내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당선이 되더라도, 김씨가 퍼스트레이디로서 최소한의 역할만 할 것이란 입장도 내비쳤다. 김씨에 대한 공식 지원을 없애 불필요한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건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박이 나왔다.

청와대 부속실 폐지? 비선 조직 우려에 당은 "공약 아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윤 후보는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영부인은 무슨"이라고 했지만, 영부인이라는 표현은 현재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처음 영부인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고 제안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영부인이란 말 대신 여사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다.

윤 후보가 제안한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도 현실성이 떨어질뿐더러, 비선 조직이 활개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장 선대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선대위에서 공식 논의된 바 없다. 후보 생각을 참고는 하겠지만, 공약으로 결정된 바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감추기로는 역부족, 김종인 "배우자 사과해야" 정면돌파 주문

대학생 대선실천단 학생들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열린 ‘허위경력은 범죄다! 김건희는 자수하라!’ 구속 촉구 집회에서 김건희씨를 향해 적은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한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한번쯤은 후보 배우자가 나와서 사과를 해야 된다는 그런 입장"이라며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할 근본적 해결책으로 김씨의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후보 당사자와 자기 배우자에 관한 문제기 때문에 그건 후보 스스로가 판단을 해야 된다. 윤 후보가 사과를 일단은 했는데 그걸로 충분한지 충분하지 않은지는 본인이 판단해서 배우자를 한번쯤이라도 밖에 내세워서 사과를 하게 하느냐 안 하냐는 후보의 소위 결정에 따르는 것"이라며 김씨의 사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건 윤석열 후보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