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미국서 ‘지배종’ 된 오미크론, 신규확진 73% 점유… 백악관은 “전면봉쇄 계획 없어”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미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새 변이 ‘오미크론’이 미국에서 확인된 지 19일 만에 델타 변이를 제치고 주류(主流)로 자리 잡으면서다. 이미 현지 신규 확진자 10명 중 7명이 해당 변이에 감염될 만큼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숨지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수도 워싱턴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다만 백악관은 ‘전면 봉쇄’ 카드는 꺼내 들지 않기로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일(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가 이제 미국에서 코로나19 새 지배종이 됐다”고 밝혔다. 이달 1일 미국에서 처음 보고된 후 19일 만이다. 지난 한 주 현지 신규 확진자 가운데 73.2%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 약 65만 명 수준이다. 델타 변이(26.6%) 감염의 3배에 달한다. 직전 주까지만 해도 12.6%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폭발적’ 확산이다.
이미 50개 주(州) 가운데 오클라호마와 노스다코타를 제외한 48곳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왔다. 6월 이후 델타 변이가 지배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달까지 신규 확진 사례의 99.5%를 차지했지만, 이달 들어 전세가 역전된 셈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행정력 부족으로 모든 감염자를 세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실제 확진 사례는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첫 사망 사례도 나왔다. 텍사스주 보건당국은 50대 남성이 새 변이에 감염된 뒤 이날 숨졌다고 밝혔다. 해당 남성은 백신을 맞지 않았고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전반적인 코로나19 상황도 연일 악화하고 있다. 이날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전주 대비 10% 늘어난 13만499명을 기록했다. 미 보건부 집계 기준 전체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80%까지 치솟은 상태다. 중환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코로나19 환자다. 자칫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3, 4월 확진자 급증으로 벌어진 ‘의료 붕괴’ 참극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백악관도 비상이 걸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전용기를 타고 비행하는 동안 30분 정도 가까운 거리에 머문 보좌관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1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6,000명이 탑승한 미국 대형 유람선에서도 4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98%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지만 돌파 감염을 피할 수 없었다.
주요 도시들은 발 빠르게 방역 조치 강화에 나섰다. 수도 워싱턴은 이날 시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난달 해제했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부활시켰다. 시한은 내년 1월 31일까지다. 시 공무원들은 부스터샷(추가 접종)도 반드시 맞아야 한다. 뉴욕시는 타임스퀘어 신년 축하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할지 고민 중이다. 팬데믹 원년인 지난해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의료진과 그 가족 등 극소수 시민들만 초대해 비공개 행사로 진행했다. 당초 올해는 백신 접종자의 참석은 허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맹위를 떨치면서 이조차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높다. 미국 카운티 중 인구가 가장 많은 LA카운티 역시 시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강한 확산세를 보이면서 미국 내에서는 정부가 봉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백악관은 국민들의 발을 묶는 조치보다는 더 많은 국민들이 백신을 맞도록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튿날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연설 방향을 설명하면서 “백신 접종의 이점, 접근성 제고와 검사 확대를 위한 조처 관련 개요를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1년 전과 매우 다른 지점에 있다”면서 감염병 초기와 달리 현재 2억 명이 넘는 미국인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백신 접종’이라는 보호장치를 마련한 만큼 전면 봉쇄에 나설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