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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네거티브 공세 접고, 정책토론 활성화하라

입력
2021.12.22 04:30
27면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엊그제 대선 후보 및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를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인 박광온 의원도 미래 비전 제시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며 과도한 네거티브 자제를 약속했다. 여야가 민생과 국가 장래를 위해 정책들에 관심을 더 갖겠다는 것이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네거티브로 돌아간 장면도 없지 않으나 정책 경쟁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사실 지금 선거 국면은 검증의 이름을 빌린 네거티브 전면전과 같다. 높아진 공정의 잣대를 감안하면 후보와 가족의 검증은 필요한 과정이다. 문제는 검증이란 이름으로 이뤄지는 근거 없는 비방인 네거티브 공세와 이로 인해 정책이 무시되는 상황이다. 정책이 현실과 미래에 대한 고민이라면, 과거에 매달리는 네거티브는 퇴행적 공방일 수밖에 없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21일 선제적인 네거티브 중단 의향을 묻는 질문에 “대선 후보의 정책과 능력, 가치를 검증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김 위원장의 네거티브 중단 제안에 “바람직한 얘기지만 한국 정치사에 그런 적이 없었다”며 회의적으로 말했다. 두 후보의 현실 진단과 처방이 틀리지는 않다.

그러나 후보들의 부실한 정책이 네거티브 집착의 한 배경이란 지적은 뼈아프다. 실제 대선 후보들이 내건 정책이나 슬로건 가운데 눈에 띄는 게 거의 없다시피 하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여론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포퓰리즘 공약만 유행한다는 것도 반박되지 않는 비판이다.

여야 후보 간 정책토론은 선관위 주관의 법정 TV토론 세 번만 예정돼 있다. 정책보다 구도를 중시하는 윤 후보 측은 이 토론회 외에는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엊그제 소상공인·자영업자 초청 대선 후보 간담회도 윤 후보 없이 이 후보 단독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정책토론 기회가 많아지지 않는다면 네거티브 중심의 선거 국면은 계속될 것이란 사실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미증유의 비대면 선거판이 더 혼탁해질 것 같아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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