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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조수진 또 격돌… 책상 내리치며 '지시 불복종'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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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선거대책위원회 조수진 공보단장이 또 한 차례 격돌했다. 선대위 업무에 관한 이 대표의 권위를 조 단장이 인정하지 않은 게 발단이었다. 이 대표와 조 단장은 지난 10월에도 곽상도 의원 제명을 둘러싸고 언성을 높인 바 있다.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인 이 대표와 당 최고위원인 조 단장은 직제상 상하 관계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와 조 단장이 설전을 벌였다. 회의장 밖으로 고성도 흘러나왔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와 조 단장은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논란에 대한 언론 보도 대응 방안을 놓고 토론하다 부딪쳤다. 조 단장은 "당이 더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고, 이 대표는 조 단장에게 "A 신문사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보도에나 잘 대응하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A사는 기자 출신인 조 단장이 몸 담았던 곳이다. 이에 조 단장은 "내가 왜 당대표의 지시를 받아야 하느냐" 받아쳤다. 이 대표는 "내가 상임선대위원장인데 그러면 누구의 지시를 듣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고, 조 단장은 "윤석열 후보의 이야기만 듣겠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선대위 직제상 상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인 데다 공보단은 대선후보의 직속기구가 아니여서 조 단장의 주장엔 다소 무리가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일반 기업의 조직에 비해 정당이나 선대위 간부들의 상하 관계가 비교적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상임선대위원장이 모든 조직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책상을 손바닥으로 치며 분노를 표출한 뒤 회의장을 나갔고, 회의는 곧바로 끝났다.
회의 직후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업무 지시 사항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이 있었다"며 "개선하고 바로잡고자 이야기를 좀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 단장을 가리켜 "상임선대위원장(이준석)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공개 발언을 하는 바람에 언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조 단장은 “지금 발생한 일련의 상황은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오전 갈등은 봉합되는가 싶더니 끝내 다시 폭발했다. 이 대표는 저녁 무렵 페이스북에 "조 단장은 왜 공보업무에 집중 못하고 이준석의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가로세로연구소(유튜브) 링크를 복수의 언론인들에게 전송하고 계십니까?"라고 썼다. 이 대표 측은 오전 갈등 상황과 관련해 이 대표의 미성숙함을 풍자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이 조 단장을 통해 기자들에게 공유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아침에 사과하고 저녁에 도발하는 건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느냐"며 "알아서 거취표명 하라"고 최후통첩했다.
이 대표와 조 단장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이날 불화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곽상도 전 의원을 당 차원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조 단장은 반발했다. 조 단장은 이 대표의 일방적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는 문자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이 대표는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반발했다. 이후 조 단장은 당내 최고위원회의에 한동안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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