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장작' 안철수, 이재명·윤석열 '가족 리스크' 등에 업고 불씨 살릴까

입력
2021.12.20 13:30
수정
2021.12.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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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李·尹에 "가족 살리기 위해 당선돼야 하는 상황"
"지도자 깨끗해야 국민 개혁, 대타협 이룰 수 있어"
"국민통합 위해 이명박·박근혜 형 집행 정지해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가족 리스크'에 휩싸인 거대 양당 대선후보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당선돼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국민 분열로 오히려 대한민국이 후퇴할까 두렵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제3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좀처럼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지난 대선 때를 볼 때 시간은 충분하다"고 낙관했다.

안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각각 아들과 아내 관련 의혹에 휩싸인 것에 대해 "정말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역대 최고의 비호감 대선이라고 그러는데 서로 네거티브, 과거에 대한 발목 잡기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자기 몸을 다스리고 가족들을 제대로 잘 다스려야 그 다음에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이라며 "지금 상황은 양당 후보들이 본인 그리고 가족 살리기 위해서라도 당선돼야만 하는, 그런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 같다"고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어 "가족 리스크가 크다는 것은 결국 그 전에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 없이 도덕적이고 법적인 기준 조금씩 어기면서 살았다는 얘기"라며 "전혀 준비되지 않은 후보들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실망하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지도자가 깨끗해야 기득권과 싸워서 국민을 위한 개혁을 할 수 있는 것인데, 도덕적으로 우월하지 못하면 개혁도 못하고, 사회적인 대타협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며 대한민국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지율에 있어서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지난 대선이 5월이었는데, 바로 넉 달 전인 1월 초 여론조사에서 제가 5%였다"면서 "그리고 2월 한 달 내내 7~8% 한 자리 숫자였다가 처음으로 10%대 두 자리가 된 게 두 달 전인 3월 초였다"고 회상했다.

안 후보는 "그런 경험들을 여러 번 하다 보니까 중도층 유권자들은 지지를 보류하면서 계속 쳐다보고 계시는 것"이라며 "확신이 들 때 지지를 보내 주시는데 그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시간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또한 안 후보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젖은 장작'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젖은 장작이라는 게 빨리 잘 타오르지 않지 않느냐"며 "좋게 해석한다면 서서히 민심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중도층이나 2030 청년세대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해서 저를 점화시킬 거라고 믿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 아닌 형 집행 정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전 대구 중구 지하철 2호선 경대병원역 인근에서 '박근혜 이명박 전직 대통령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고 출근길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전 대구 중구 지하철 2호선 경대병원역 인근에서 '박근혜 이명박 전직 대통령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고 출근길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형 집행 정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를 방문해 '박근혜 이명박 전직대통령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고 이 지역 출근길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국민통합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형 집행 정지 요건이 법률에 규정돼 있는데, 70대 이상이거나 건강 이상 등 몇 가지 항목들이 있다"면서 "실제 양쪽의 상황을 알아봤더니 두 분 모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른 목적은 아니고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며 "지금 대선판 자체가 국민 분열로 가고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도 형 집행 정지를 하면 국민통합 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면은 정치적인 부담을 느끼실 수 있으니, 다음 대통령이 국민적인 공감대하에서 판단할 일로 넘기는 것이 해법 아니겠느냐 싶어서 제안드렸다"고 말했다.


4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는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과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에서 구치소로 이송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고영권 기자

4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는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과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에서 구치소로 이송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고영권 기자


안 후보는 두 전직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형 집행 정지를 당장해야 할 만큼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하며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의 사면 사례를 꺼내 들었다.

그는 "1997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께서 감옥에 있는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를 했고, 그걸 받아서 김영삼 대통령께서 사면 복권을 하셨다"며 "결국 그때 의미가 죄는 나쁜데 국민통합을 위해서 용서하는 것이 옳다고 두 분이 판단하셨다"고 했다.

안 후보는 "지금 현재 전직 두 대통령이 그 이전 두 분에 비해서 2배 이상 감옥에 계시고 또 고령이시니 국민통합으로 대선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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