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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교사 부족, 이공계 경력단절 여성이 해법

입력
2021.12.21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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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부는 디지털 소양 강화를 담은 교육과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따르면, 2025년부터 초·중학교 정보 수업이 두 배로 확대된다. 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해 현재의 두 배인 초등학교 34시간, 중학교 68시간의 디지털 소양교육을 제공하고, 고등학교에는 정규 정보 교과목이 신설된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우리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을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한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연간 300시간 이상 의무교육을 제공하는 선진국과 비교해 교육 시수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당장에 교육 시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기가 어렵다면, 교육의 질이라도 담보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녹록지 않다.

지역에 따라, 교원 역량에 따라 학습의 질 격차가 천차만별이다. 현재 지역별로 최대 50시간 이상 교육 시수 차이가 난다. 어떤 곳은 정보 교사가 있지만, 다른 곳은 과학 교사가 정보교육을 겸하기도 하고, 한 교사가 여러 학교를 맡아 교육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질 높은 교육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아울러, 정보 수업이 확대되면 관련 사교육 시장이 커질 텐데 자본에 따른 학력 격차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보 교육을 담당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공계 경력단절 여성을 초·중·고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강사로 교육해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은 매년 신기술 교육 강사를 양성해 일선 학교에 정보교육을 제공하고 있는데, 학교 현장의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이공계 경력단절 여성을 활용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신규 강사 양성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공계 경력단절 여성은 이공계 전문성과 현업에 종사했던 경험 덕분에 교수 학습 시 습득력이 좋고, 현장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기존 교원을 재교육하여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안이 될 수 있다. 둘째, 전국의 경력단절 이공계 여성 강사 풀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정보 교육이 부족한 지역에 적시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 지역별 격차 해소에 다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대부분의 이공계 경력단절 여성은 누군가의 어머니로서, 초·중등 교육의 이해도가 높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여성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은 2025년까지 강사 1,000명을 양성하여 보급할 계획이다. 양질의 정보교육 인력이 태부족한 현실에서 이공계 여성들이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의 핵심축으로 역할 하길 기대해본다.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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