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벌써 300만 관객… MCU 위에 SSU 있다?

입력
2021.12.21 14:33
수정
2021.12.21 14:4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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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웨이 홈' 코로나 무색케 하는 흥행 질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상영 첫 주 277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흥행 질주를 하고 있다. 소니 픽쳐스 제공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상영 첫 주 277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흥행 질주를 하고 있다. 소니 픽쳐스 제공

파죽지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런 흥행이 없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노 웨이 홈)이 코로나19 이전이라도 눈에 띄었을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개봉일(15일)에만 관객 63만4,934명을 모았다. 21일 오전엔 상영 7일 만에 300만(20일까지 298만6,226명) 관객을 돌파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단 기록이다. 올해 최고 흥행(‘모가디슈’ 361만3,981명) 왕좌는 이미 예약했다. 코로나 시대 흥행 1위(‘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435만7,803명) 자리를 차지하는 것 역시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최고 흥행작 예약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선 그린고블린 등 기존 시리즈에서 나왔던 악당들이 총집결한다. 소니 픽쳐스 제공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선 그린고블린 등 기존 시리즈에서 나왔던 악당들이 총집결한다. 소니 픽쳐스 제공

‘노 웨이 홈’의 흥행 질주는 코로나19를 무색하게 할 만하다. 톰 홀랜드 주연 ‘스파이더맨’ 3부작의 시작을 알렸던 ‘스파이더맨: 홈 커밍’(2017)은 상영 7일째까지 관객이 408만5,737명이었다. 시리즈 2편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은 476만4,168명이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극장 관객이 70%가량 쪼그라든 상황을 감안하면 ‘노 웨이 홈’의 흥행은 경이롭다. ‘노 웨이 홈’은 미국에서도 기록 경신 중이다. 21일 미국 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노 웨이 홈’은 미국 상영 첫 주말(17~19일) 2억5,300만 달러(역대 3위)를 벌어들이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흥행 요인으로는 팬덤이 꼽힌다. 재미가 확실히 보장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코로나 시대 관객 성향이 반영되고 있다. 1962년 만화를 통해 첫 소개된 스파이더맨은 연령대별로 골고루 인지도가 높은 데다, 관련 영화들이 이전에 흥행해 팬덤이 두텁다. ‘노 웨이 홈’의 이전 작인 ‘홈 커밍’과 ‘파 프롬 홈’은 각각 725만8,678명, 802만1,064명을 모으며 관객을 늘려왔다.

내용 역시 팬덤을 자극할 만하다. ‘노 웨이 홈’은 스파이더맨이라는 정체가 알려진 주인공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다중우주로부터 온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토비 맥과이어 주연으로 2000년대 초중반 만들어진 ‘스파이더맨’ 시리즈,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한 ‘어매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악당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조성진 CGV 전략 담당은 “‘노 웨이 홈’은 팬덤이 강력하게 작용한 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까지 주목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와 연계된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소니 픽쳐스 제공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와 연계된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소니 픽쳐스 제공

‘노 웨이 홈’이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마블 캐릭터들로 만들어낸 영화 속 세계) 위에 SSU가 있다”는 우스개가 나오기도 한다. SSU는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Sony Spiderman Universe·소니 스파이더맨을 기반으로 한 영화 속 세계)의 약자로 한국 영화팬들이 최근 만들어낸 용어다. 소니 픽쳐스가 스파이더맨이 인기를 끌자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해 나선 걸 가리키고 있다. ‘베놈’시리즈와 내년 개봉할 ‘모비우스’가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연계된 영화들로 MCU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10월 개봉해 212만3,409명을 모으며 올해 흥행 8위에 올라 있다.

스파이더맨은 마블코믹스 만화에서 비롯된 캐릭터다. 하지만 영상화 판권은 할리우드 영화사 소니 픽쳐스가 보유하고 있다. 마블스튜디오(월트디즈니컴퍼니 자회사)가 만들어내는 마블 영화에 출연할 수 없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2014)의 실패가 소니와 마블의 협업을 가능하도록 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 프로듀서인 에이미 파스칼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사장에게 조언을 요청했고, 파이기 사장이 “마블이 만들면 된다”고 답하면서 협업이 시작됐다. 18일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파스칼은 처음엔 파이기 사장에게 샌드위치를 던지며 완강한 거부 의사를 보였지만 결국 스파이더맨은 MCU에 합류했다. 스파이더맨은 ‘어벤져스’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영업 시간 제한 없었으면” 아쉬움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소니 픽쳐스 제공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소니 픽쳐스 제공

‘노 웨이 홈’ 역시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과 확진자 급증으로 18일부터 극장 영업 시간이 밤 10시까지로 제한돼서다. 20일 '노웨이 홈' 관객은 21만6,206명으로 16일(39만1,005명)보다 17만 명 정도 줄었다. 조성진 담당은 “영업 시간 제한으로 모든 영화들이 상영 횟수가 줄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가 없었으면 ‘노 웨이 홈’이 더 많은 관객을 부르며 극장에 좀 더 활력을 불어넣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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