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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 노출되면 자녀는 아토피 피부염 위험

입력
2021.12.20 09:06
수정
2021.12.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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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연구팀, 코호트 연구 11건 분석 결과

임신부가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자녀가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임신부가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자녀가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어린이는 아토피 피부염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가소제(可塑劑)로 많이 쓰여 프탈레이트는 화장품ㆍ식품 포장ㆍ의료기기ㆍ장난감 등에서 흔히 검출된다.

아토피 피부염은 어린이 10명 중 1~2명꼴로 발생하며,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수면장애 등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쉬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질환이다.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 박용민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정민영 고신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이 프탈레이트와 아토피 피부염의 관련성을 연구한 논문들을 메타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Allergy & Asthma Proceedings)에 실렸다.

태아기 프탈레이트 노출과 아토피 피부염 관련성을 메타 분석법으로 체계적으로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서 보고된 코호트 연구 11건을 분석한 결과, 프탈레이트 중에서도 모노벤질프탈레이트(MBzP)가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노벤질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아토피 피부염 발생 위험이 16% 더 높았다.

나머지 프탈레이트의 경우 관련 자료 부족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위험성이 규명되지 않아 추후 과제로 남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일상생활 속에서 프탈레이트 노출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아토피 피부염 외에도 프탈레이트에 노출 시 내분비계를 교란해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펴낸 ‘유해물질 간편 정보지’에 따르면 프탈레이트 노출을 줄이려면 물을 자주 마시고, 뜨거운 음식이나 액체를 담을 땐 가급적 유리, 도자기, 스테인리스 제품이나 플라스틱 중에서도 내열 온도가 높은 제품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또 화학 성분이 들어간 제품 대신 천연 비누 등을 사용하고, 주기적으로 청소와 환기를 통해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프탈레이트 유해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이로 인한 아토피 피부염 발병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게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고 했다.

한편 임신부가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어린 자녀가 자폐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와 김인향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ㆍ임연희 코펜하겐대 교수 연구팀이 547쌍의 모자 코호트(동일 집단)에 대해 10년간 장기 추적 연구한 결과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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