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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엔 미접종자 299명 모일 수 있다… 식당·병원만 조이는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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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발(發)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150명을 넘어선 17일 정부가 종교시설 추가 방역조치를 내놨다. 그런데 PCR검사 음성확인서가 없어도 미접종자 299명이 함께 예배를 볼 수 있게 허용했다. 접종완료자는 인원 상한을 두지 않아 교회 규모에 따라 수천 명도 모일 수 있다.
자영업자들에겐 충분한 보상 없이 고강도 규제를 반복하면서 유독 종교시설 방역에는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데 대해 방역당국은 '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종교시설이야말로 더욱 강도 높은 방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7일 종교활동 인원을 축소하는 내용의 종교시설 방역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인천 미추홀구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함에 따라 추가 방역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6일) 지 열흘 넘게 지나서야 나온 대책이다.
정부는 종교계에 이례적으로 두 가지 '선택지'를 줬다. 먼저 미사나 법회, 예배 때 수용인원의 70%를 허용하되, 모두 접종완료자로만 구성하도록 했다. 이때 접종완료자는 2차접종 후 14~180일이 지난 사람이나 3차접종자만 포함된다. 미접종자는 PCR 음성확인서가 있어도 안 되고, 18세 이하, 불가피한 접종불가자도 안 된다.
정부는 PCR 음성확인자나 18세 이하를 예외로 인정해주는 방역패스보다 더 강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교시설 규모가 크면 밀폐된 공간에 수백, 수천 명이 모이게 된다. 가령 예배실이 5,000석 규모라면 3,500명이 한꺼번에 예배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접종완료자만 모인다 해도 돌파감염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선택지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수용인원의 30%까지만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상한 인원이 최대 299명이다. PCR 음성확인서가 없는 미접종자 299명이 모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중 무증상 감염자가 있다면 바이러스 확산은 시간문제다. 하지만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미접종자만 299명 모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며 "예배 볼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달라는 종교계의 요구를 고려해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집단감염이 자주 발생해온 종교시설은 고강도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꾸준히 지적해왔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의 48%(73명)가 인천 교회와 관련된 사람들이다. 더구나 방대본이 오미크론 감염자와 역학적 연관자 123명을 분석한 결과 미접종자가 54.5%로 절반을 넘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조치대로라면 "같은 공간에서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다"며 "접종완료자 돌파감염이 늘고 있는 마당에 이런 결정을 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미접종자의 종교활동은 299명까지 허용됐지만, 집회는 49명까지만 가능하다. 정부는 집회에 행사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는 49명까지, 접종완료자 등은 299명까지 모일 수 있게 했다. 종교의 자유보다 집회의 자유에 더 엄격한 방역 수칙을 적용한 셈이다. 중수본은 이에 대해 "집회는 구역 내 밀집도를 판단할 수 없고, 구호를 외친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종교시설 방역 조치는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18일부터 식당·카페 등의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또 영업시간 오후 9시, 사적모임 4명 제한 적용을 받는다. '매출 감소분 100% 보상'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정부는 100만원을 지원하겠다며 달랬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손실보상을 확실히 해야만 거리두기 참여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병원과 의료진에도 정부의 압박은 이어지고 있다. 환자 재원 일수가 길수록 중환자실 손실보상금을 깎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증상이 치료된 중환자를 빨리 내보내고 병상을 더 확보하라는 의미다. 김우주 교수는 "정부가 의사의 진료 행위에까지 개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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